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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벌레 먹은 당신

 

벌레 먹은 당신

/함태숙

내가 집어 든 과육의 안쪽에는
벌레들이 구물거린다
생장을 공유하는
저 단단한 결합을
함부로 버리지 못하겠어서
눈을 질끈 감고 함께 베어 물었다

벌레의 내부는 달다, 당신처럼
당신의 내부는 쓰다, 벌레처럼

- 함태숙 시집 ‘새들은 창천에서 죽다’


 

 

 

 

 

 

 

 

 

사람에게 있어서 ‘온전함’이란 것을 생각해본다. 온전한 몸, 온전한 정신, 온전한 생활, 온전한 관계. 그런데 그런 ‘온전’이란 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온전이란 단어는 사람에게가 아니라 천사이거나 혹은 악마에게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생장을 공유하는 과육과 벌레의 단단한 결합’처럼 우리 모두는 단맛과 쓴맛을 함께 내장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삶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과감하게 용감해져야 한다. 벌레가 들어있는 것을 알고 있다 할지라도 눈을 질끈 감고 ‘당신’을 베어 물어보자. 시인이 다른 시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온 힘을 다하여 사랑하고’ 그리고 ‘온 생을 다하여 상처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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