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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82년생 김지영

“할머니가 막내인 남동생을 아끼는 환경에서 자라나,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당연히 남자는 1번이 되는 학급 번호를 거친다. 남자부터 시작하는 학급 번호, 자연스럽게 남자부터 급식을 먹는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아이의 괴롭힘에 고통 받는다. 그 후엔 자신을 좋아한다 착각한 남자의 스토킹으로 남자 공포증을 겪기도 한다. 여성에게 가혹한 취업에서 성희롱에 가까운 면접 질문을 받고 광고홍보대행사에 입사한다. 남성을 중심회사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지만, 아이를 가진 후 바로 퇴사한다. 힘들게 아이를 키우지만 ‘맘충’소리를 듣는 그녀는 결국 정신병에 걸리고, 그녀 주변의 여성들에게 빙의하는 증상을 겪는다.” 38만부가 팔려 올해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줄거리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지영은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너무나 흔한 여성이다. 작가는 평범한 30대 여성인 이 인물을 통해 한국 여성의 삶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는 호평을 받았고, 최근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이슈가 된 페미니즘 열풍과 함께 여성 독자들에게 광범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6월엔 노회찬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고 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엊그제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소설 속 주인공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82년생 여성의 노동시장 실태분석’ 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82년생 여성 중 경제활동인구는 24만8천명으로 남성(41만3천명)과 16만5천명이나 차이가 났다. 82년생 남성은 93.4%이지만, 여성은 59.8%로 뚝 떨어지는 것이다. 특히 결혼한 82년 여성(30만7천명)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1%로 미혼(84.8%)이나 이혼·사별한 여성(83.4%)보다 훨씬 낮았다. 이는 전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52.6%)은 물론 같은 개띠인 70년생 여성(71%)이나 58년생 여성(57.1%)에 견줘서도 낮은 수준이다. 여성이 30대에 들어선 이후 결혼·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현실과 그들이 경험하는 일상적 차별, 구조적 불평등이 사실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난 셈이다. 양성평등의 문제가 다시금 생각난다./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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