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당초 예정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면서 일선 학교 현장에서 혼란을 빚고 있다.
경기도 내 고등학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교직원 기획회의를 개최해 학사일정 변경안을 긴급하게 논의 중이다.
16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대부분의 학교가 학생 편의를 위해 고3 기말고사 일정을 수능 다음 주인 20∼24일에 배정해 놓은 상태다.
이렇다 보니 수능 연기로 인해 시험 일정을 다시 짜야 하는가 하면, 고3을 대상으로 한 수능 이후 프로그램도 모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내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고3 기말고사 일정과 아이들 급식 문제를 오전 내내 논의하고 있다”라며 “내일부터 학생들이 등교해서 수능시험장에 맞춰 배열된 책상 등을 원상태로 돌려놓고 있는데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수원의 한 고등학교 관계자도 “수능 이후에 고3 학생들은 단축수업을 할 예정이어서 급식도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었는데, 내일부터 수능 전날까지는 학생들이 정상 등교해야 해서 학교 학생 식당 측에 부랴부랴 연락해 내일 당장 고3 아이들에게 정상적으로 중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도교육청은 전날 밤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수능시험장으로 지정된 학교와 감독관 차출로 인한 휴업 예정 학교는 당초대로 휴업한다고 전달했다.
또 나머지 학교는 학사일정대로 정상 등교하도록 조치했다.
대부분 학교에서 휴업 관련한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휴업 대상 학교가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해 정상 등교하라는 문자메시지를 전날 밤에 보냈다가 학생들을 헷갈리게 하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수능 연기 소식을 듣지 못해 새벽부터 시험장을 찾았다가 문이 닫혀 있어 112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고, 또 다른 수험생은 학교 휴업일인데도 불구하고 자습을 하기 위해 오전 8시 40분쯤 학교를 찾았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교실을 정리해야 한다”라며 입실을 거부당해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도교육청은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기존 17일까지 예정된 수능 종합상황실 운영 기간을 다음 주 24일까지 연장 운영해 돌발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도내에서는 19개 시험지구 295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16만 1천222명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었다./이상훈기자 l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