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남녀노소 한복입은 모습 보고 싶어요”
“길거리에 남녀노소 한복입은 모습 보고 싶어요”
  • 이연우 기자
  • 승인 2017.11.19 18:51
  • 댓글 0
  •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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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소상공인지원사업 ⑧
안성 김정은 한복 김정은 대표

2015년 1월 한복 전문매장 개장
한옥같은 내부 인테리어도 우아

손님에게 맞는 디자인 색상 매칭
다양한 연령층 고객에 한복 대여

입소문만으로 운영하기엔 한계

道소상공인지원센터 도움 받아
“홈피 구축·경영컨설팅 큰 힘”

어린 시절, 명절을 맞이할 때면 옷장 속 잠들어있던 곱고 단정한 한복이 오랜만에 등장할 채비를 하곤 했다. 부모님 손을 붙잡고 고향을 찾을 때 멀리서부터 알록달록한 한복이 눈에 들어오면 ‘특별한 날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성인이 되자 더 넓을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어 한국을 떠나 일본에 머물게 됐다. 그 곳에서 20년 정도 우리나라의 미(美)를 알리고 싶어 도자기나 나전칠기, 한복 등 전통문화를 다루는 일을 해왔다. 나이가 어느덧 50대를 넘어가면서 공기 좋고 정 많은 땅에 정착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그렇게 50대 중반, 한국에 돌아와 ‘엄마의 고향’이던 경기도 안성에 터를 잡고 인생 제2막, 한복 전문점을 꾸리게 됐다. 안성시 창전동 122-1(장기로 80)에 위치한 ‘김정은 한복’ 대표 김정은 씨의 이야기다.


▲ 안성지역 장애아동들이 김정은한복에서 무료 대여한 한복을 입고 전통예절을 배우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에 첫 오픈한 ‘김정은 한복’(http://kjehanbok.com)은 한옥처럼 꾸며진 인테리어에 최신 트렌드를 더한 아름다운 한복들이 잘 어우러져있는 한복 전문점이다.

매장 안에는 400~500벌의 한복과 각종 브로치, 노리개, 지갑, 족두리 등 액세서리들이 갖춰져 있다.

주요 고객층은 결혼을 앞둔 신랑·신부나 일가친척, 혹은 친구들과의 추억 여행을 쌓기 위해 한복을 대여하려는 20대들 등 다양하다.

하지만 한복이 ‘불편’하고 ‘옛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찾는 이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예식엔 한복을 꼭 갖춰 입는다는 게 보편적 인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스몰웨딩이 번지면서 의복도 함께 간소화된 편이다.

김정은 대표는 “윗세대에게 한복은 ‘소중한 옷’이었다. 명절이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만 꺼내 입고, 한 벌로만 일평생을 보내기도 하는 등 의미가 담긴 옷”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복을 입은 모습이 참 예뻐 보이지만 이제 젊은 사람들은 한복을 많이 입지 않아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다”며 “20대부터 50대까지 누구 할 것 없이 길거리에서 한복 입은 모습을 한 번쯤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한복 활성화를 위해 고궁을 방문할 때 한복을 착용하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거나 할인혜택을 주는 등 이벤트를 펼쳐 길거리에서도 한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안성은 아직 그런 이벤트가 없어 한복이 당장 생활 속에 스며들기엔 어려움이 있다.

김 대표는 “일본은 계절 행사나 마을 축제 등 상황에 맞는 기모노가 다양하게 나와 일상에서도 흔히들 입는다. 서울이나 전주 등에서도 한복을 대여해 입는 사람들이 있는데 안성에서도 남사당축제 등에 개량한복을 입고 간다면 분위기가 얼마나 좋겠나”라며 “계절에 맞는 축제들이 참 많은데 그때 한복을 활용한 이벤트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웃으며 전했다.

그러나 한복에 대한 수요가 줄어듦에도 근 3년 사이 안성 내 한복 매장은 5~6개에서 10~11개로 크게 늘었다. 시장은 좁아지는데 경쟁은 치열해져만 가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건강하고 열정적인 중장년층이 도전할 수 있는 선택폭이 넓지 않다 보니 한복이라는 아이템에 몰리게 된 것 같다”면서 “시기마다 유행하는 디자인이 다르고, 손님마다 어울리는 한복이 다른 만큼 그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한 업종임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매장을 운영해 ‘내 한복이 곧 나의 얼굴’이라는 모토를 지니고 있어 이 부분에 세심하게 관심을 갖는다.

치마와 저고리의 색감을 고르는 센스나, 손님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한복을 매칭 할 줄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한복은 디자인과 재질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데 무조건 최신 유행이라고 해서, 비싼 재질이라고 해서 최고의 한복이 아니다. 또 손님이 원색 계열의 한복을 원하더라도 피부 톤이나 체형 등을 고려했을 때 파스텔 계열이 어울린다면 저는 파스텔 계열을 추천하는 고집이 있다”면서 “손님이 한복을 입고 다닐 때 다른 사람이 ‘곱다, 예쁘다’고 표현해야 제 한복의 가치가 오르지 않나. ‘별로다, 촌스럽다’는 평을 들으면 그게 곧 저의 한복, 저의 매장, 저의 안목이 ‘별로인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김 대표는 찾아오는 손님들을 최대한 머릿속에 담아두고자 한다. 한복 배치도 손님이 편하게 고를 수 있도록 해 그가 눈여겨보거나 이전에 찾았던 것을 기억하고 반영하려 노력한다. 이 점이 ‘김정은 한복’의 장점이다.

하지만 한복의 매력을, 매장의 명성을 알리는 데 현실적 장벽은 존재했다. 단골손님들의 입소문을 통한 매장 운영에는 한계가 있던 것이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우연히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운영하는 소상공인지원센터를 보게 됐다고 했다.

소싱공인지원센터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도 몰랐지만 상담이나 받아볼 겸 들어갔던 연이 이어져 지금은 경영 관련 컨설팅을 지원받고, 매장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데도 도움을 얻었다.

김정은 대표는 “이 나이쯤 되면 한 번 어려움을 겪고 다시 일어서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부분이 두려웠을 때 소상공인지원센터가 옆에 있어 도움이 됐다”면서 “어떠한 지원이건 간에 정신적으로 크나큰 힘이 돼 무척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대표는 매 명절마다 장애아동 등 소외계층을 돕는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약 40벌 가량의 한복을 무료로 입혀 세배를 연습시키거나 전통문화를 익히게 해 지역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인근 상권을 분석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김정은 대표는 “아빠들 모임 자리에, 친구와 만나러 가는 자리에 간단하게 한복을 입고 가는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자신 있어 하는 분야인 우리 옷 한복이 더 많이 입히고 알려지길 희망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운영시간: 월~토 오전 10시~오후 8시, 일 오후 2시~7시. 문의: ☎(031)675-3335./글=이연우기자 27yw@

사진=김수연기자 fot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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