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청어는 예전부터 서민에게 친숙한 이름이었다. 값이 싸면서도 맛이 좋고, 그리고 영양가가 풍부해 일반 사람들이 청어를 즐겨 먹어서다. 가난한 선비들이 잘 먹는 물고기라 하여 ‘비유어(肥儒魚)’라고 불릴 정도였다. 청어는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많이 잡혀 동해안에선 ‘등어’, 전남에선 ‘고심청어’, 경북에선 ‘눈 검쟁이’ ‘푸주치’라고 불렸다.

‘동국여지승람’엔 이러한 청어가 겨울철 영일만 하구에서 가장 먼저 잡힌다고 기록돼 있다. 경북 포항지역 어민들은 이 청어로 과메기를 만들었다. 과메기의 유래는 여러 가지로 전해지고 있다. 그중 청어의 눈을 꼬챙이에 꿰어 바닷바람에 말려 먹기 시작해 그 어원이 관목(貫目)이라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목’을 구룡포 방언으로 ‘메기’라고 발음해 ‘관메기’라고 하다가 ‘과메기’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영일만 근해에서 많이 잡히던 청어의 어획량이 1960년대 후반 급격히 줄어들고 그나마 잡히는 고기마저 일본으로 수출되자 꽁치가 청어의 자리를 대신했다. 꽁치는 과메기로 만드는 기간이 열흘 이상이던 청어보다 살의 두께가 얇아 사나흘이면 충분할 뿐만 아니라 비린 맛도 거의 없어 일찍부터 일반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역 특산물의 대표브랜드 역할을 하고 있다.

구룡포 지역주민들과 과메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밀접한 연관을 맺어왔는지 알 수 있은 방언도 있다. ‘고양이’를 ‘꾀메기’라 부르는 게 그 것이다. 고양이는 꾀가많아 과메기를 교묘하게 훔쳐 먹는 일이 잦아 그런 방언이 생겨났다고.

과메기는 해풍에 꾸덕꾸덕 말리는 동안 얼었다 녹기를 반복한다. 그 사이에 고소한 맛이 더해지고 영양가도 높아진다. 그래서 예부터 뱃사람들의 보양식으로 불렸다. 겨울 햇김, 햇물미역, 파, 마늘, 고추와 함께 궁합 맞춰 먹는 풍미가 일품이다. 특히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생성되는 핵산(DHA) 등은 피부 노화, 뇌기능 쇠퇴 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높다. 과메기의 본고장 포항이 이번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메기가 제철인 요즘 별미도 즐기고, 포항어민들도 위로하는 일석이조의 나눔을 실천해도 좋을 듯.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