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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의 옛 삶과 얼을 되새기다

‘연변천지조선족민속문화연구원’ 김인국 원장
20년간 민속문물 600여점 수집
“민족문화 계승·발전 힘 보탤 것”

 

현대문명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민족의 전통과 풍속습관 등은 자칫하면 잊혀져갈 수 있다. 우리 민족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간주하고 반평생을 조상들이 사용했던 민속문물들을 수집하는데 이바지한 이가 있다. 지난 16일에 찾아간 ‘연변천지조선족민속문화연구원’의 원장 김인국(54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교과서에서도 보기 드문 각양각색의 민속문물들이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소박해보이나 결코 우아함을 잃지 않은 도자기들, 고풍스러운 자태로 빛을 내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옛 가구, 조상들이 일상생활에 사용했던 취사도구들과 아름다운 산천을 담아낸 민속화….

이곳 천지민속문화연구원 전시관에 소장된 600여점의 민속문물들은 모두 김인국이 지난 20년간 직접 향진과 두메산골을 돌아다니며 하나하나 수집해온 그의 ‘보물’들이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민속문물을 수집하게 된 데는 그만한 리유가 있었다고 한다.

“한 민족에게 있어서 전통과 문화는 그 민족의 령혼이고 얼입니다. 조선족으로서 민족의 혼과 사라져가는 민속 정을 후대들에게 심어주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흔들리는 우리 민족 전통문화의 근간을 바로잡기 위해 사재를 털어가며 조상들의 손때가 묻은 민속문물들을 하나, 둘 수집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은 민속문물들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고 뜨거운 민족사랑을 새삼 느꼈다는 그는 민속문물 수집의 목적이 단지 경제적 리익을 바라서가 아니고 단순한 취미에 그치는 것을 벗어나 이제는 무거운 사명감을 짊어지게 하는 민족전통의 살아 숨쉬는 교양 현장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자라나는 세대들은 우리 민족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민족전통교양을 함에 있어서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생활상을 보여줄 수 있는 직관적인 교양장소로 민속품 전시가 큰 작용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계기로 탄생되였던 천지민속문화연구원이 2년째 매일 운영되고 있다. 단순히 민속문물을 라렬한 것을 넘어 당시의 시대상과 추억을 그대로 소환한 이곳 전시관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민족의 력사를 학습하고 직접 손으로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의 장으로 되고 있다. 그는 교양의 령역을 확장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우리 민족의 문화를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김인국은 “민속문물에는 오묘한 지식이 깃들어있다”며 그 속에 담겨진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철학을 사료를 탐독하는 과정에서 학습하고 고심히 연구하는 데 푹 빠져있다. 조가비로 만든 장롱에 새겨져있는 글귀도 알고 보면 되새겨야 할 참뜻이 존재하고 우리 민족 생활사와 함께 해온 물동이를 놓고 보더라도 오랜 시간 동안 그 디자인에 변함이 없어 우리 민족의 끈기와 굳은 절개를 보여준 것이 틀림없다고 말한다.

“민속문물 전시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대중들과 가까이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더 많이 조직해 교육과 소통의 장을 열어 민족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자그마한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민족사랑을 심어주기 위한 김인국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글·사진=최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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