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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후예들, 해외서도 예술의 혼 불어넣다

미술부문 공모방식 2015년부터 변경
작품에서 작가 위주로 바꿔 참여 독려
선정작가들에겐 해외전시회 기회 제공
중국 베이징 이어 올핸 일본서도 전시
예술적 교류 문 넓혀 새로운 활로 모색

 

19회 맞은 안산 단원미술제

성년을 앞둔 19세는 새로운 시작이 설레면서도 두려운 나이다. 그러나 이 시기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다면 보다 큰 걸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안산의 단원미술제는 올해로 19회를 맞았다. 지자체 주최로 시행하는 전국 규모 공모전 중에서는 가장 영향력이 크지만 단원미술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도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선정작가들이 참여한 해외전시가 그것이다. 지난해부터 3회째 진행하고 있는 선정작가 해외전시는 국내 여느 공모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소중한 자리다. 특히 작가들에게는 본인의 작품들을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개인작업을 위주로 하는 미술작가들 간에 교류를 꾀할 수 있어 특별하다.

안산은 조선후기 천재화가 단원 김홍도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 문화예술 도시다.

따라서 안산은 미술분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1999년부터 단원미술제를 통해 안산을 비롯해 전국 미술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로 19년째를 맞은 단원미술제는 전국 규모 공모전 중에서도 주목받는 선정작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미술부문 공모방식을 작품에서 작가로 변경했으며 2016년부터는 대상 상금을 2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늘려 실력있는 작가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공모방식 변경은 16회를 이어온 단원미술제의 내실을 공고히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작품의 밀도, 맥락, 완성도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작가의 작업과정을 면밀히 살필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2015년부터 한 작가가 다년간 완성한 여러 작품들을 제출토록 했다.

또한 3차에서 인터뷰 심사를 도입해 작가에 대한 깊이있는 접근을 꾀했다.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선정작가 해외전이다.

선정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국제미술교류를 활성화 하고자 기획된 해외전시는 2015년 중국 베이징에 이어 올해는 일본 시즈오카시와 다카마츠시에서 두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19회 단원미술제 선정작가들은 가가와현 다카마츠시에서 열린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달 30일 열린 오프닝 리셉션은 강창일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비롯해 쿠보 야스히코 카가와현 예술문화국장, 타카오 카주히코 다카마츠시 창조도시추진국장, 나카무라 코우코 다카마츠시 미술가협회장, 강상익 주 고베대한민국 총영사관 차석영사, 한대규 일본민단카가와현 지방본부 단장, 후지모토 요시미 일한교류협회 대표 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입체, 평면, 복합매체 등 다양한 작품 20여점이 전시됐고, 현장에 참석한 내빈들은 한국 신진작가들의 실혐적인 작품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했다.

 


종이박스로 여행가방과 신발, 카메라 등 휴가를 떠날 때 필요한 물건들을 완성한 박지영 작가의 ‘holiday’ 작품을 본 관객들은 신발끈, 카레라 렌즈 등 종이로 만든 정교한 묘사를 흥미롭게 관찰했다.
 

 

 

 


또한 여성의 볼륨을 브론즈로 완성한 양진옥 작가의 ‘cushion’ 작업 방식에도 관심을 보였다.

다카마츠시는 야요이 쿠사마 작가의 호박시리즈로 유명한 나오시마가 있는 곳이다.

나오시마는 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투박한 섬을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시켰으며, 섬 반대편 혼무라 지구는 ‘이에 프로젝트’로 불리는 아트하우스 프로젝트가 진행돼 마을 곳곳에서 현대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문화예술의 가치를 발견하고 실천하는 다카마츠시에서의 한국작가들의 전시는 작가들에게나 일본 현지인들에게나 유의미한 자리였다.

전시에 참여한 김민영 작가는 “한길만 보고 묵묵히 작업하다보면 어느새 하나 둘씩 떠나는 동료들을 발견하게 된다. 작업자체도 쉽지 않지만 어려움을 공유할 친구들이 없어진다는 게 더욱 힘들다”라며 “이번 전시는 해외에 제 작품을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쁘기도 하지만, 같은 길을 걷는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술이라는 어렵고 무거운 짐을 혼자 지고 가는 젊은 작가들에게 단원미술제가 갖는 의미가 크다.
 

 

 

 


강 창 일 안산문화재단 대표 이사

“안산, 지자체로 단원미술제 19년 이어온 것 큰 의미”

내년 20주년 맞아 큰 도약 준비

미술 작가의 산실 되도록 노력


“문화예술은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입니다. 성년을 앞둔 단원미술제가 시민들 개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강창일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제19회 단원미술제 해외전시를 마무리하며 이같은 바람을 전했다.

90년대 급격한 인구유입으로 주택건설이 많아지면서 안산시는 시청 앞에 있던 주택전시장을 전시관으로 꾸몄고, 1999년 단원미술제의 역사가 시작됐다.

단원 김홍도의 정신이 깃든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했던 안산은 보다 풍요로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 기반돼야 한다는 것을 이미 20년전에 인식했던 것이다.

강창일 대표는 “안산은 인구 70만이 넘은 대도시중 하나다. 자족도시를 만드는데 있어서 문화예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미술에 대해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말했다.

단원미술제는 15회를 지나며 안산을 대표할만한 미술공모전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작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통해 내실있는 미술제로 거듭나고자 한 것이다.

강 대표는 “지자체 주체로 미술제가 20년을 이어온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 시점에 도약을 위한 시도가 필요했고 작품성으로 승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했다”라며 “상금을 올리고, 공모방식을 변경했을 뿐 아니라 작가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2015년부터 해외전시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강 대표는 “미술작가들은 개인작업을 하는 예술가다. 해외전시는 선진 미술시장을 보며 창작의 원천을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전시에 함께 참여하며 작가들끼리 교류하는 장을 만들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20주년을 맞는 단원미술제는 보다 큰 도약을 앞두고 있다.

강창일 대표이사는 “시장님은 물론이고 안산문화재단 내부적으로도 단원미술제가 안산에 갖는 의미를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들을 심화하면서도, 새로운 방법들을 도모해 단원미술제가 대한민국 미술 작가들의 요람이자 산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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