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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카셀 도큐멘타와 요셉 보이스의 7천개 떡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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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07일  19:56:54   전자신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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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혜홍 섬유예술가 복합문화공간 행궁재관장

독일에서 5년마다 열리는 카셀 도큐멘타(kassel documenta)로 가기 위해 새벽에 베니스를 출발하는데 마치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비가 왔다. 산마르코 기차역에서 뮌헨역을 지나 밤에 도착한 카셀은 전세계에서 온 아트피플로 축제 분위기이다. 전광판에서는 독일의 전위예술가 요셉 보이스가 반겨주고 거리는 깨끗하게 정돈 되어 트램이 낭만적인 모습으로 다녔다. 인구 20만명에 불과한 독일 중부 소도시 카셀은 5년마다 9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미술의 중심이 된다. 1955년 화가이자 교수인 아르놀드 보테가 창설한 카셀 도큐멘타는 올해가 14회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위예술제이며 현재의 미술계를 이끌 담론을 생산하고 미래의 미술 향방을 제시한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섬유예술 작품이 대거 출품했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확인하기 위하여 일년 동안 계획을 세웠기에 더욱 더 기대를 했다. 카셀 도큐멘타는 1933년 히틀러의 나치가 집권하면서 1937년 뮌헨에서 대규모 퇴폐미술전을 열어 키르히너, 베크만 같은 당시 대가들을 112명 작가와 함께 퇴폐예술가로 매도하여 이들 작품 1만7천점을 강제 소각했다. 전후 나치에 의해서 왜곡되고 말살된 독일모더니즘 미술을 재확립하기 독일미술의 기록 즉 도큐멘타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의미에서 시작 되었다. 올해에도 35곳의 650여 점의 미술작품이 주전시관뿐 아니라 온 도시에 설치되어 도큐멘타라는 말 그대로 정치적 탄압, 변방, 여성, 난민, 빈자들을 대변하는 저항의 다양한 미술을 표현했다.

무지개가 아름답게 뜬 18세기 유럽 최초의 미술관인 주전시장 프리데리치아눔 앞에 역사 속 금서 3만권을 쌓아올려 만든 마르타 미누힌의 ‘책의 신전’은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모양 그대로 아르헨티나의 독재 시절 금서로 분류됐던 책을 쌓은 스펙터클한 광경을 보이고 있었다. 신전을 쌓은 후 남은 금서를 관람객에게 나눠 주는 퍼포먼스를 해 한권을 가지고 오기도 하였다. 1, 2층에는 유일한 국내 초청작가인 김수자가 유랑자로서의 삶을 은유한 작품 ‘보따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주전시관과 나란히 자리한 도큐멘타 할레는 수십m에 달하는 거대한 층고로 대형 설치작품이 집중된 곳으로 이곳에는 폭격을 피해 바다를 건너는 이들을 태웠던 난민 보트를 전시장에 그대로 걸렸다. 브리타 마가렛 라바의 ‘히스토리아’는 스웨덴의 낭만적이면서도 때론 혹독했던 역사를 수십m의 천에 한땀한땀 실로 꿰맨 작품과 천장에 걸린 쪽의 푸른색과 울로 만든 붉은색 작품은 과연 섬유예술의 세계적 확장성을 유감없이 보여 주고 있었다.

카셀도큐멘타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제5회 전설적 큐레이터인 하랄트 제만(1972)과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 요셉 보이스(1972)가 참가하면서이다. 하랄트 제만은 급진적이고 전위적인 발명의 방식으로 회화보다 해프닝, 실험영화, 아트사진등으로 카셀도큐멘타를 세계미술계에 알렸다. 독일미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요셉 보이스는 백남준과 함께 활동한 예술가로 카셀 도큐멘타 100일간 미술관에 매일 나와 강연과 토론을 펼쳤고 결과물로 100일 강연집을 출간했다. 열정적으로 행동하는 예술가인 요셉 보이스는 1982년 도큐멘타에서 전후 콘크리트로 급조된 카셀에 ‘떡갈나무 7000그루의 나무심기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실천하면서 나무를 심고 그 옆에 돌기둥을 세웠다. 1986년 1월에 그가 타계하자 그의 아들이 이 사업을 이어 완료했다. 마치 요정이 뛰어나올 것같은 깊고 푸른 울창한 숲속과 간간히 서있는 돌기둥은 2차세계 대전 당시 군수공장이 있다는 이유로 절반이 파괴되어 황폐해진 카셀에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멀리 내다보며 미래을 위한 예술활동을 한 요셉 보이스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두꺼운 카타록과 자료를 가방 가득 담아 돌아가 보고전에서 보여줄 생각을 하며 빌헤름 언덕공원에 있는 헤라클레스동상에 5년 후의 만남을 마음속으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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