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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문학]인공지능 시대 기본소득과 인터테인먼트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을 때만 해도 인공지능(AI)은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런데 최근 ‘알파고 제로’가 나타났다. 인간 천재를 가르치는 AI의 등장이 시작되고 있다.

로보카인드 회사의 ‘AI+로봇’ 교사 마일로는 자폐증상이 있는 아이들을 24시간 돌보면서 친절한 공감을 한다. 24시간 늘 대기하고 반응한다는 점은 인간에게는 불가능의 영역인데, 로봇 마일로의 자폐증 치료효과가 70%로 나왔다. 인간이 인간을 치료하던 지금까지의 치료율은 고작 3%였다고 하니 23배의 효과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회사의 아틀라스 로봇은 몇 년 전 걷기도 힘들었는데 작년에는 눈길에서 달리다시피 걷더니 얼마 전에는 백덤블링을 하며 체조동작을 선보였다. 이제 로봇교사는 예체능에서도 인간보다 더 나은 교육을 하게 될 것이다.

2013년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47%의 일자리 감소는 유엔미래보고서 내용에 비해서 매우 낙관적이다. 작년에 나온 유엔미래보고서 2050년에는 결국 인간은 99% 이상 AI로봇에게 일을 내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필자도 후자의 확률을 더 높게 본다. 2024년은 로봇의 가격이 싸져서 대량실업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기본소득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필자는 한국의 기본소득의 방향성에서는 특히 ‘인터테인먼트(Intertainment)’라는 개념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가 주로 타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라면 인터테인먼트는 자기 내부를 향한 즐거움을 강조하며 만든 말이다. 어차피 기본소득은 짧은 시간에 전면적으로 도입되기 어렵다. 대량실업시대를 건너기 위해서는 아마 국가가 빚을 내서 감당하는 기간이 꽤 길어질 것이다. 글로벌 플랫폼이 없는 한국은 점차 후진국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해있는데 기본소득 도입이 요구되는 이중고다.

그렇다면 대다수 국민이 실업자나 은퇴자가 되었다는 가정하에 각각의 국민이 인터테인먼트를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은퇴자들의 도시 썬시티(Sun-city)는 120여개의 동아리가 있으며 1인당 10여개의 동아리에 가입하여 활동한다. 동아리를 통한 즐거움이 이 도시의 효율성과 행복도를 만들고 있는데 이들의 연금이 기본소득이라고 보자. 한국에서의 썬시티 모델은 우선 모든 연령대의 동아리나 취미, 자기계발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시작되면 좋다. AI로봇이 싸져서 널리 팔릴 때쯤 사람들은 일에서 해방될 것이고 생체정보와 바이러스까지 빅데이터로 처리되면서 질병과 노화까지 극복하게 될 것이다. 지구상의 경제는 자동화와 AI업체가 이끌다가 질병과 노화를 극복하기까지는 헬스케어 업체들이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일과 질병, 노화를 극복한 인간은 이제 인터테인먼트와 엔터테인먼트에 강한 기업이나 사람들을 멘토나 선배로 따를 것이다. ‘5G+AGI+IOE’의 세상은 필연적으로 세 번의 거대한 부의 이동이 생긴다. 1차는 AI로봇이 보편재가 되고, 2차는 건강을 위한 비용이 거의 공짜가 되다가 3차인 개인맞춤 가상현실과 게임, 스토리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부자가 되는 세상이 올 것이다. 한국이 하루 빨리 어린이집부터 대학까지, 또 성인들의 사회와 은퇴자들의 마을까지 각자 즐거워하는 동아리를 구성하고 서로 멘토-멘티가 되어 저마다 인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1차와 2차 부의 이동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AI로봇과 헬스케어를 포기하자는 뜻이 아니다. 어차피 그 분야에 헌신하는 사람들은 매우 한정적이기에 전체 국민이 3차 부의 이동을 준비하도록 교육과 문화를 미리 썬시티 모델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한국의 아이들은 게임동아리에서 멋진 가상현실을 설계하거나 더 잘 노는 방식을 세계에 보급하는 멘토가 되어갈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김구 선생이 외쳤던 문화선진국이 되어 거대한 한류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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