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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미래의 내 아이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미래의 내 아이들은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이 문제는 세계 어디보다도 높은 교육열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하지만 미래의 직업은 현재와 크게 다를 것이므로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당장 청년실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의 젊은이들을 보면 그 어려움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간 가장 선호되어 왔던 ‘사’자 직업들을 먼저 살펴보자. 자격증만 있으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변호사나 공인회계사는 최근 선발인원이 늘어나면서 업계 내에서도 소득 양극화가 심해진 상황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판·검사의 경우에도 퇴직 후 전관예우 관행이 점차 사라지면 높지 않은 연봉으로 인해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선발인원이 적어 매력이 있는 변리사, 감정평가사 등도 공급 제한이 풀리면서 위상이 떨어질 위험에 처해있다. ‘사’자 직업중 그 수가 크게 늘었음에도 아직 높은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의사도 일부 기피부문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부 스포츠, 연예계 직종은 어떨까? 스포츠계에서 몇몇 선수들이 수십억의 소득을 올리고, 한류스타들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것을 보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이런 분야는 승자독식인 경우가 많아 스타의 그늘 뒤에 있는 수많은 연습생이 있음을 간과하기가 쉽다. 좀 더 평범한 직업들은 나을까? 대기업은 취업도 바늘구멍 들어가기지만 정년을 채우는 건 하늘의 별따기다. 그나마 공무원은 우리나라의 많은 고학력 인력들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양호한 직종이지만 웬만한 대기업보다 취업경쟁률이 높아진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더하여 인공지능·자동화 기술의 빠른 발달은 우리 아이의 일자리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극소수만이 양질의 일자리를 독차지하는 상황에서 남아있는 일반적인 자리마저 기계가 대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예측이 많다. 일부는 미래에 대다수가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도 한다. 혹자는 로봇이나 기계가 대체하기 어려운 서비스·문화·예술 분야를 조언한다. 맞는 방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들 분야로 몰린다면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결국 진입자체가 쉽지 않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 부모세대는 아이의 능력을 키워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그에 못지않게 우리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현재의 사회시스템을 변화시키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다.

먼저,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승자독식 현상을 완화시켜 가급적 골고루 소득을 나눠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당장 우리의 이기적인 태도부터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수익을 내고 있으면서도 고용을 꺼리는 조직, 만성적인 야근으로 보장된 연차휴가도 다 사용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많은데도 사람을 더 뽑지 않는 대기업과 공기업을 보기는 어렵지 않다. 조직이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조직자체의 이익만 추구하는 것 같아 좀 씁쓸하다.

개인들의 경우 자신의 조기승진을 위해 직장선배들의 조기퇴직을 추진하는 것도 비슷하다. 조기퇴직이 조만간 자신에게도 적용되어 자신의 실직기간은 기대수명 연장만큼 더 길어진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퇴직 전에는 고용의 유연화에 적극 반대하다가 막상 퇴직 후에는 고용시장이 너무 경직적이라면서 비판하는 사람은 자신이 모순적임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울러 로봇·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는 것에 대해 우려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로봇을 어떻게 삶의 질 개선에 이용할 것인가 하는 방향으로도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로봇이 일을 대신하는데도 사람이 더 궁핍해지는 것에 대한 책임은 로봇이 아닌 사람에게 있다 할 것이다. 기본소득, 로봇세 등을 포함하여 더 많은 대안이 나와야 하며, 이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회시스템이 구성되어야 향후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풍요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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