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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효자 ‘김’

우리나라 수산양식업 중에서 가장 역사가 긴 것은 ‘김’ 양식이다. 그리고 구전되는 몇 가지 이야기가 있다. 약 370년 전인 1640년대 전남 광양지방 얘기도 그중 하나다. 조선 인조 때 태인도에 사는 김여익(金汝瀷)이라는 사람이 해변에 표류해온 참나무 가지에 붙은 녹색 해초류 양식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김 양식의 시초라는 것. 그래서 이름도 양식자의 성을 따서 ‘김’으로 불렸다나? 이러한 이야기들로 미루어 볼 때 김 양식은 조선 중기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은 한자어로 ‘해의(海衣)’, ‘자채(紫菜)’라고 한다. ‘해태(海苔)’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이것은 일본식 표기다. 이러한 김은 고려인삼과 함께 예나 지금이나 한국 최고의 특산품이다.

일제 강점기시절 일본은 수출이라는 명목으로 우리 김을 수탈해 가기도 했다. 해방과 6·25전쟁 뒤 수출 상품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1953년부터 중요한 전략수출 품목이었고, 현재 일본, 미국 등 세계 90여 개국에 팔리고 있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유럽에선 블랙 페이퍼(Black Paper)라며 비아냥댔지만, 요즘은 비타민A와 단백질, 칼슘이 풍부한 건강식품으로 인식이 바뀐 뒤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덕분에 미국이 수출량의 30%를 차지하고 그 뒤를 일본(16.8%), 태국(13.7%), 중국(11.2%)이 잇는다.

김을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일본뿐이다. 하지만 일본은 대부분 내수용이고, 수출시장에선 한국이 1위다. 후발주자인 중국과 태국이 맹추격중이다. 특히 김 한 장 나지 않는 태국은 한국과 중국에서 수입한 후, 과자로 만들어 세계 3위 수출국으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중국도 일본에서 양식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는 등 김 양식에 많은 돈을 쏟아 부으며 수년 전부터 수출시장에 뛰어들어 무섭게 쫓아오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우리의 김 수출이 전년 대비 45.3% 급증한 5억1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수출 5억 달러를 달성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수출 1위국을 지킨 것도 물론이다. ‘마법 같은 음식’이라는 우리 수산물 효자 ‘김’의 세계화가 자랑스럽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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