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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근칼럼]이웃을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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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11일  19:36:25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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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근법률사무소 변호사

새해들어 첫 원고를 쓰며 글의 주제와 제목에 대해 고민한다. 누구나 생각하고 또 늘 그랬던 것처럼 새해 소망이라는 제목이 떠오른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보편적인 일상의 얘기를 나누고 싶다. 따져보면 년도만 변했을 뿐 다 같은 어제이고 오늘이며 내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올해는 6·13 지방선거가 있고 헌법개정이라는 큰 과제가 있으니 이러한 과정을 통해 능력있고 신실한 새 일꾼이 출현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보다 나은 시스템이 도입되어 시민의 행복지수도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지난번 총선결과 여러 정치적 리더십이 등장하고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선 어떤 판세가 형성되었다가 선거 결과에 따라 그 구도가 어떻게 변화될지 사뭇 궁금하다. 한가지 더 보태자면 현재 진행중인 과거 권력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와 전직 대통령을 비롯한 재벌가에 대한 재판 진행 과정 및 최종 결과도 몹시 궁금하다.

다양한 법적 분쟁의 최전선에서 실전을 진행하고 있는 직업의 본능상 위와같은 국민의 관심사를 보는 나의 시각은 단지 구경꾼이나 방관자에 머물 수 없고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의 입장에서 또는 수사대상자로 언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수사대상자를 변호하는 변호인의 입장에서 뉴스 정보를 토대로 대립되는 각자의 논리를 구성해 보기도 한다. 이러한 바보같은 상상속의 업무로 생각이 깊어지다 보면 최종적으로는 재판관의 심정으로까지 감정 이입되어 이렇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유죄냐 무죄냐, 석방 또는 실형, 징역형의 기간은 얼마나 할까 등등.

사건의 주연들이 수사기관에 출석하거나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잠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도, 재산을 많이 가졌다는 사람도, 명예나 평판이 좋은 사람도 그저 그런 평범한 이웃이란 생각이 든다. 나와 같은, 작은 것에 집착하고 쉽게 화내고 양보하는 일 적고 사소한 칭찬이나 립서비스에 우쭐해 하는, 서로를 불편해 하면서도 내게 관심주지 않으면 약간 서운한….

우리 모두는 이웃과 친구로 연결되어 있건만 청소년 시절의 치열한 입시경쟁과 성인이 되면서 직면하는 취업전쟁, 선착순으로 상징되는 군대 문화, 고참 문화, 패거리 문화…. 이러한 현장 학습을 통해 우린 서로를 극복해야 할 경쟁자, 공생할 수 없는 공격대상으로 바라보며 살고 있다.

이와 같은 환경을 극복하고 동 시대를 살고 있는 귀한 존재들로 서로를 탈바꿈 시킨다면 얼마나 좋을까?

재난 현장마다 등장하고 이번 제천 화재 현장에서도 보듯 우리 사회 곳곳에는 숨어있는 의인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숨은 친구는 평소 친분이 없더라도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도움의 고공 사다리차를 펼친다. 교육이나 제도가 이런 일을 가능케 하는 게 아니다. 평소의 마음가짐과 생활 패턴이 급박한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위험을 무릅쓰는 용감한 행동을 하게 한다. 1년전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사건 당시 어느 한 분은 손님이었을 뿐임에도 그곳에서 일하는 여종업원을 끝까지 구하려다 함께 변을 당하였다. 지인의 요청을 받고 그 여종업원 유족의 피해배상문제를 도와주는 과정에서 이러한 얘기를 들었다. 딸을 구하려다 힘에 부쳐 탈출하지 못한 그 손님이 정말 안 되었다며 미안해 하였다. 어린 두 자녀를 둔 가장 입장에선 함께 있던 다른 손님이 이미 탈출한 만큼 혼자라도 그곳을 빠져나와야 했다는 말을 들을법도 하다.

생사의 기로에서 나타나는 사람의 본성은 어떤 모습일까? 동양사상에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다. 범죄학에서는 태어날때부터 문제아라는 생래적 범죄인 설도 있다. 세상에 낮과 밤이 있고 빛과 어둠이 있듯이 사람에게도 한 몸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 개인뿐 아니라 사회에도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해도 될듯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분법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연 나에게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 이 사회에 선한 이웃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고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건전한 세상을 지탱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각자의 역할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선한 이웃이 무수히 많다고 확신하게 된다. 그러한 이웃이 차 많은 복잡한 도로에서 각자 핸들을 잡고 있다. 진로를 양보할 것인가, 절대로 양보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 얌체 운전으로 조금이라도 빨리 갈 것인지, 여유있는 안전운전으로 너와 나를 배려할 것인지 이제 각자 선택할 몫이다. 그래도 이 사실 하나 만큼은 잊지 말자. 너와 나는 선한 이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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