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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미국의 로또라 불리는 ‘메가밀리언’에서 4억 5천달러(한화 약 4천790억 원)짜리 잭팟이 터졌다고 해서 새해 벽두부터 세계의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도 잠시, 다음날(6일) 역시 미국에서 ‘파워볼’이라 불리는 로또 복권 당첨자가 나와 이를 무색케 했다. 당첨금이 무려 5억6천만 달러(약 5천961억 2천만 원)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당첨금은 역대 최고 금액은 아니다. 2016년 미국 복권 추첨 사상 개인 최고 당첨금인 7억5천870만 달러(8천548억 원)도 있고 2015년 1월 3명의 복수 당첨자에게 배분된 16억 달러(1조8천112억 원)의 당첨금도 있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다. 2002년 45개 숫자에서 6개를 맞추는 최신식 로또가 처음 등장한 후 407억 원의 1등 당첨자가 역대 최고 여서다. 하지만 당시 ‘ 대박의 꿈’ 이루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리면서 전국을 ‘로또광풍’에 휩싸이게 했다. ‘로또망국론’이 나온 것도 이 무렵이다. 과열을 우려한 정부가 로또 1장 판매금액을 2천 원에서 1천 원으로 내리면서 100억대 당첨 사례는 뜸해졌다. 최근에는 매주 6, 7명의 1등 당첨자들이 20억 원 안팎을 나눠 갖는 게 보통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4천 명이 넘는 사람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 로또는 이러한 기대 심리로, 서민들에게 희망이 돼 주곤 한다. 하지만 당첨자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만은 아니다. 거금을 손에 쥔 뒤 인생과 가정이 파탄 나고 범죄자로 전락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갖은 인생역전의 꿈과 낙담이 묻히는 로또는 판매액의42%가 소외계층 등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돼 순기능도 있으나 ‘빈자(貧者)들의 고통 없는 세금’이라는 비난도 여전하다.

지난해 로또 판매액이 3조7천974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 했다고 한다. 국민 한 명당 일 년에 7만 4천 원어치를 산 셈이다. ‘로또 호황’이면 곧 ‘불황의 그늘’이라는 말이 있다. 당첨 확률이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고 살수록 손해라는 로또, 그런 복권에라도 매달리려는 서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나타낸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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