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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는 못났어도… 1월 식탁 책임지는 ‘슈퍼푸드’

김농사 방해자로 미움받던 매생이
맛·영양 일품으로 김보다 귀한 대접
천수만 새조개도 겨울의 깊은 맛 더해
대구, 탕·전 등 향토음식의 중요재료

 

■ 1월의 제철 음식 재료

김경희(자연요리연구가) 추천1월 제철 요리 앜

내려 놓고 비우고 본래의 모습을 보고 새로 시작하는 1월. 복을 기원하는 덕담과 음식을 나누느라 웃음소리 끊이지 않는 이 달에는 크게 춥다는 대한이 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소한 추위가 매서운 때이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소한은 맹위를 떨치는 달인 것이다. 그러나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라도 한다’는 속담처럼 옛 어른들은 맹추위를 겪으며 인생의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기르기도 했다. 음력 한 해의 마지막 절기인 대한이 지나면 추위도 한 층 누그러든다. ‘대한 끝에 양춘이 있다’는 옛말처럼 겨울 지나면 봄이 오듯, 어렵고 힘든 일을 겪고 나면 행복이 찾아 온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몸과 마음에 채워 보는 1월이 됐으면 한다.

산과 들이 알몸으로 떨고 있는 지한의 계절이다. 육지 식물들이 생장을 멈춘 시기지만 바다의 밭에서는 겨울철 영양의 보고 매생이, 김, 파래 등의 해조류가 풍성히 자란다.

왕성한 생명력을 가진 매생이가 김발에 붙으면 김을 다 몰아내 김 농사 어민들에게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았으나 그 맛과 영양으로 이제는 김보다 귀한 몸이 됐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따르면 ‘매생이로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우며 서로 엉켜서 풀어지지 않고 그 맛은 달고 향기롭다’고 전해질만큼 매생이를 음식으로 먹었던 역사가 오래됐음을 알 수 있다.

매생이는 강알카리성이라 산성화 되기 쉬운 현대인들의 체질을 중화시켜 성인병예방에 도움을 주고, 골다공증과 피부미용은 물론 엽록소와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훌륭하다.

보통의 조개들이 여름철 산란을 앞둔 봄철에 맛과 영양이 풍부하지만 겨울이 깊을 수록 맛을 내는 조개가 있다.

천수만 일대에서 주로 잡히는 새조개가 바로 그것이다. 일본의 초밥용으로 수출돼 시중에 많이 나오지 않고 값도 비싸 귀족조개라 불려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안정적인 가격으로 예전보다는 흔하게 밥상에 오르게 됐다. 회로도 먹을 수 있고 칼국수나 볶음밥을 해 먹어도 좋다.

또한 1월에는 조기에 알이 차고 살이 오르며 물메기와 꼼치 삼세기도 제철이다. 푹 익은 김장김치를 송송 썰어 멸치, 다시마 우린 육수에 물메기를 넣고 한소끔 끓어 오르면 파와 마늘을 넣고 집간장으로 간을 해 먹는 물메기탕은 이맘때 먹는 별미다.

묵은지가 주는 시큼하고 시원한 맛에 물메기의 흐르는 듯한 식감은 참으로 환상적이다. 얼큰한 매운탕의 최고봉은 삼세기로, 1월의 어떤 생선도 그 맛을 따라 오지 못한다. 삼세기 매운탕은 강릉의 전래 음식이니 새로 개통된 KTX를 타고 강릉의 바닷가로 미식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좋겠다.

1월의 제철 생선으로 대구도 빼놓을 수 없다. 한겨울 산란을 위해 멀리 북극해에서 가덕도와 거제를 찾는 대구를 만날 수 있다.

산란기의 대구는 알집만 비대한 암컷 보다 수컷이 살이 골고루 발달해 값이 비싸다. 시원한 대구맑은탕과 대구전 그리고 거제의 향토음식 대구떡국도 깔끔하다.

대구로 탕을 끓일 때 센 불에서 재빨리 끓여야 대구 살이 풀어지지 않고 끓이고, 어간장과 소금을 반반씩 넣어 간을 하는 것이 대구 요리의 비법이다.

땅이 얼었다고 하나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는 제주도와 전남의 섬지방 그리고 경남의 해안에서는 노지의 겨울 야채 시금치가 출하를 멈추지 않는다. 바로 신안의 ‘섬초’, 경남의 ‘남해초’ 포항의 ‘포항초’가 그것이다.

가을에 무청을 잘라 그늘에 걸어 둔 시래기도 잘 말라 1월부터 먹을 수 있다. 푹 삶아 물에 충분히 우려낸 시래기를 넣은 시래기밥은 참기름 보다 들기름 양념장이 잘 어울린다.

시래기된장국을 끓여 구수한 밥상을 차리기도 하고, 고등어 삼치와 같은 겨울 생선에 시래기를 냄비 바닥에 깔고 조려서 먹기도 한다. 무도 한창 맛있는 때이니 달큰한 무밥, 무굴밥, 콩나물 무밥 등으로 헛헛한 속을 넉넉히 채우는 1월이 됐으면 좋겠다.

■ 레시피

▲ 무명란밥

● 재료 : 멥쌀1.5컵, 무15cm, 명란1컵, 물1컵, 양념장(다진청양고추1/2T, 간장2T, 고추가루1t, 다진마늘1/2t, 참기름1t, 통깨조금, 매실청 조금)



● 순서

쌀은 깨끗이 씻어 30분간 물에 불린다.

무는 채 썬다.양념장을 만든다.

명란은 1cm길이로 썰어 둔다.

냄비에 불린 쌀과 물을 부어 한소끔 끓이다가 무를 넣고 중불로 줄여 밥물이 잦아들 때까지 끓인다. 어느정도 끓어 밥물이 잦아들면 밥을 아래 위로 훌훌 섞은 후 명란을 얹고 약불에서 뜸을 들인다.

밥이 뜨거울 때 훌훌 섞어 푼 다음 양념장을곁들여 낸다.



▲ 매생이굴죽

● 재료 : 매생이 2컵, 굴2/3컵, 쌀1컵, 물5~6배(6컵)다시마물, 참기름1T, 양념(다진마늘1/2T, 참치액젓이나 국간장1T)



● 순서

쌀은 충분히 불린다음 체에 밭친다.

다시마물에 쌀을 넣고 끓인다.

매생이는 체에 넣고 물에 담근 후 흔들어 가며 이물질을 제거한다.

물을 5~6번 갈아가며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군 후 그대로 물기를 뺀다.

가위로 2~3등분한다.

굴은 체에 밭쳐 물3컵+소금1T에 넣어 살살 흔들어 씻은 후 그대로 물기를 뺀다.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굴을 넣어 중간불에서 2분간 볶아 놓는다.

쌀알이 충분히 퍼졌으면 볶은 굴을 넣고 끓어 오르면 매생이를 넣고 2분간 끓인다.

양념과 대파를 넣고 1분간 끓인다.



▲ 시금치잡채

● 재료 : 당면 한 줌, 시금치1단,

소고기나 돼지고기 300g(산적용),

파프리카 빨노,파란 1/2개씩, 목이버섯1컵,

양파1개, 양념(간장3T, 설탕2T, 참기름1t,

소금, 후추가루 조금, 다진마늘1t)



● 순서

고기는 젓가락 굵기로 채썰어 간장, 마늘,설탕,참기름,후춧가루로 밑간을 해 둔다.

당면은 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리고 시금치는씻어서 물기를 거둔다. 볼에 양념장재료를 섞어 둔다.

양파는 채썰고 파프리카도 채 썬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당면과 시금치, 양파,파프리카를 각각 볶는다. 볶으면서 만들어둔 양념장을 넣는다.

고기를 볶아 고루 머무린다.



 

 

 

■ 김경희 약선 자연요리 연구가 프로필

- 인천대, 관동대, 상지영서대 약용식물

발효자연요리 강의

- 가회한정식 운영 - 전통장 아카데미 원장

- 김경희의 쿠킹스쿨 원장

- 약용식물하남시교육원장

- 반찬카페 미담스튜디오 대표

- 한식조리기능사(다락원) 집필

/정리=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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