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
[경제포커스]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이유
  • 경기신문
  • 승인 2018.01.1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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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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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상경 한국은행 경기본부 본부장

옛날 시골의 만석지기 부자는 흉년이 들었을 때 창고에 쌓인 곡식을 풀어 소작농들이 겨울을 견디게 했다고 한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했을 것 같지만, 경제적 관점에서도 당연히 해야만 했을 것이다. 만일 곡식을 풀지 않아 많은 소작농이 죽었다면, 다음해 농사지을 사람이 없었을 것이고, 그 만큼 만석지기 부자는 생산을 하지 못해 소득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과거 농경시대에 노동력은 생산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다.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발달하면서 생산의 중심이 기계로 이동하였을 때에도 노동은 계속 중요시 되었다. 기계가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주므로 기계를 살 수 있는 자본이 중시되었지만, 기계를 운전하기 위한 사람이 여전히 필요하였다.

하지만 최근의 기계발달은 매우 혁신적이어서 사람들의 노동력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반도체 공장의 경우 초기에는 많은 노동력이 생산에 투입되었으나 이제는 로봇이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창구업무를 담당하던 많은 텔러 직원들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ATM기가 직원을 대체하였기 때문인데, 근래에는 ATM기마저도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인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주유소의 직원들도 처음에는 젊은 사람들이었는데, 어느 순간 나이든 사람들로 바뀌더니 이제는 그나마도 없는 무인 주유소가 많아지고 있다.

기계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산업혁명 초기에는 농촌에서 도시로 인구이동이 일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이후 2차산업인 제조업으로부터 3차산업인 서비스업으로 직업이동이 일어나면서 많은 고용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최근의 기계발전은 서비스업의 일자리까지 대체하고 있어 이들 영역에서조차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 텔러나 주유소 일자리가 그러하다.

일자리를 잃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줄어들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기계 등을 이용하여 계속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들과의 격차가 커지게 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2006년 0.330에서 2016년 0.353으로 상승하였으며, 최상위계층(5분위) 평균소득과 최하위계층(1분위) 소득평균간 비율을 나타내는 5분위배율도 같은 기간동안 6.65에서 9.32로 크게 상승하였다. 5분위의 평균소득이 138만원 늘어나는 동안, 1분위는 2만원밖에 늘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앞으로 4차산업혁명이 진전되어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현재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을 대부분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일하는 사람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반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소득을 올릴 방법이 없게 된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한 성경말씀은 농경시대와 산업혁명시대까지는 통하는 말이었지만,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에는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민간기업이 해야 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이익 최대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민간기업이 높은 인건비 부담을 기피하고 저비용의 기계 도입을 선호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앞으로 더 좋은 로봇이 나타나면 기업의 고용 축소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지금도 고령층 퇴직 시기는 앞당기면서 청년층 채용은 늘리지 않는 기업이 많다. ‘일하지 않는’이 아니라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 그리고 ‘재산도 없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여 양극화를 완화시킬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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