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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성칼럼]내 인생, 행복의 조건은 뭘까?

 

사랑한다는 말에 ‘사랑’이 안 들어 있어도 엔돌핀을 돌게 하는 마력이 있다. 주체할 수 없이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우리 몸에선 엔돌핀 보다 4000배나 강한 다이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통증을 제어하고 면역력을 끌어올린다고 한다. 사람들이 사랑을 하면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그러나 사랑만 한다고 하루하루가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나아가 인생 자체가 행복할 수 있을까? 철학적인 선문답처럼 어느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못하는 것 또한 사랑이다. 물론 행복의 조건에 사랑이 으뜸이고 종류는 무궁무진 하지만.

‘언더우드의 기도’ 라는 글이 있다. 행복의 조건이 무엇이지에 대해 논할 때 자주 인용되는 글이다.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기도합니다/설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그렇게 기도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을 바라지 않겠습니다/지금 누군가는 그렇게 기도 합니다/살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가 되지 못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 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금 내가 가진 지극한 평범함도 절절히 고마운 일들뿐이고, 내가 이미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또 그 축복이 얼마나 인생을 풍요롭고 충만하게 만드는지 날마다 깨닫고 나의 삶을 사랑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기도의 내용처럼 살려고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러면서 인간이 행복해지는 데 사랑만 갖고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실망과 좌절을 하기도 한다. 행복에도 일종의 공유 지분 같은 게 있어서, 행복의 조건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일정 부분 경제적인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하긴 하지만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행복을 만들어 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돈 명예 건강 애정 심리상태 취미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돈이 행복의 원천이라는 얘기인데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배금주의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하긴 하지만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 어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신경제재단은 매년 행복지수라는 걸 발표한다. 생태를 보존하며 행복하게 오래 사는 사회인지를 보여주는 지수다. 환경, 웰빙, 기대수명, 소득불평등 등을 토대로 점수를 산출해 순위를 발표한다. 가장 최근 발표한 지수다. 140개 국가 중 1위는 중미의 코스타리카다. 인구 500만명이 안 되고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 조금 넘는 작은 나라다. 2위, 3위는 멕시코와 콜롬비아다. 뒤를 이어 4위는 바누아투, 5위는 베트남이다. 일본은 58위, 중국은 72위, 한국은 80위다. 세계 최강국 미국은 108위에 불과하다. 이런 수치에 비춰보면 적어도 행복도가 경제수준에 좌우되지는 않는 듯하다. 행복지수가 하위인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돈'의 의미는 무엇일까. 코리아 리서치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40%가량이 돈이야말로 경제적인 수단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응답했다.

“삶의 목표는 행복에 있다”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산다. 볼테르는 “나는 행복해지기로 결심했다. 왜냐면 그게 건강에 좋으니까”라고 말했다. 플라톤은 행복의 조건으로 재산, 용모, 명예, 체력, 언변 등 다섯 가지를 꼽았다. 하지만 먹고 살 만한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재산, 약간 부족한 용모 등 조금 부족하고 모자란 상태가 좋다고 했다. 1년의 시작이다. 오늘 나 스스로를 돌아보자. 내 인생 행복의 조건은 도대체 뭘까? 또 내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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