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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지역재생과 집단지성

 

최근들어 ‘집단지성’이라는 것을 자주 얘기를 한다.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하는 과정을 통하여 얻게 된 집단의 지적 통합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개인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는 힘을 발휘한다. 개인이 아무리 뛰어나도 전체 집단집성의 힘이 더 많은 것을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복잡한 생각을 가진 이들의 통합된 능력을 하나로 모으는 것, 그것은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한 사람의 구심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필요하지만 협의를 통해 이루어지는 집단이 갖고 있는 지혜의 힘이다.

문화 콘텐츠의 용어 정의로 지역문화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집단지성이라 한다. 그리고 ‘문화자원’이라는 것이 있다. 문화적인 가치를 지닌 특정 지역의 유·무형적인 자원을 뜻한다. 이러한 지역의 문화자원은 지역성과 전통성을 지니고 있지만, 지역에서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차별화된 문화를 지칭하기도 한다. 그리고 ‘문화자원’과 실행력인 갖춘 지역의 ‘집단지성’이 결합하면 ‘지역문화’는 엄청난 ‘지역자산’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일본 후쿠오카현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야나가와(柳川)는 물의 고향이다. 그 수로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도시화와 근대화의 물결 속에 개천을 폐쇄해 매립지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과거의 아름다웠던 개천을 기억하는 지역민들은 집단지성들의 지혜를 통해 강을 매립해 하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개천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전통적 문화도시 환경지구정비사업’를 선포하였다. 민관의 하나가 된 지역의 집단지성들이 발상 전환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였다.

이곳은 연중 ‘뱃놀이축제’가 이어지면서 지역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바로 ‘과거의 개천문화와 사계절을 즐기는 여행’이라는 지역 대표 문화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최근에 많이 외지인들이 몰려 주목을 받는 곳이 있다. 지역의 도심 재생 콘텐츠로서 주목을 받으면서 대구의 근대 골목길이다. 대구는 청라언덕, 3·1 만세운동길, 계산동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이 있는 대구 근대거리을 중심으로 골목길 투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는 시민들에 의한 지역의 역사 문화 콘텐츠 발굴 및 공유라는 시민들에 의한 도심재생운동이 근간이 되어져서 지난 2002년부터 골목길 투어가 시작되었다. 대구 중구는 2001년 당시 일부 구간을 중심으로 하는 골목답사를 시작으로 역사문화벨트를 구상하고 이를 통해 권역별 구도심 재생사업으로 까지 확대, 발전시켰다.

그리고 2007년 1월에는 거리문화시민연대가 2001년부터 시작된 이러한 성과를 집약해서 발간한 ‘대구 新택리지’를 통해 대구 중구에 남아있는 총 64개의 근대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근대 골목길투어를 확산시켜나가게 된 것이다. 그 중심에는 대구 시민단체 청년들에 의한 집단지성이 있었다.

그리고 대구의 ‘김광석 다시그리기 길’은 대중가수 김광석을 테마로 해서 지역을 명소화한 곳은 이곳이 전국에서도 유일한 공간이다. 지난 2010년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통한 지역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지역의 집단지성들인 공공 미술가들이 확대, 발전시켰다. 지역예술가들의 집단지성이 이루어낸 성과였다.

부산 전포동 ‘카페거리’는 2017년 뉴욕타임스가 꼭 가봐야 할 53개 장소 중 하나로 추천한 곳은 전포동의 카페거리이다. 과거 서면역과 전포역 근처에 산재되어 있던 많은 카페들이 이곳 전포성당 근처로 집결하면서 동네 골목길이 갖고 있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청년 상인들에 의해 디자인된 매혹적인 가게들이 하나씩 들어섰다. 이곳 카페들과 식당들이 추구하는 메뉴, 공간 디자인 등은 각자 개성이 달라서 여행자들의 요구에 잘 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골목길을 지루하지 않게 곳곳을 공공미술로 매력적인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지역 상인들의 오랜 논의와 협의를 거듭한 결과였다.

이렇듯 지금의 지역재생과 집단지성의 결합은 새로운 지역의 문화자본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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