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암 절벽위 고고히 빛나고 있었다
석회암 절벽위 고고히 빛나고 있었다
  • 민경화 기자
  • 승인 2018.01.23 19:26
  • 댓글 0
  •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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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여행가가 들려주는 프랑스-로카마두르(Rocamadour)

가파른 석회암 절벽 위에 마을 형성
성자 아마두르 유골 부식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
교황청서 인정한 세계 4대 성지 중 하나

12세기부터 많은 순례자 찾고 기적도 잦아
검은 성모마리아상도 병고침 기적으로 유명
매년 150만명 이상 관광객 찾는 프랑스 명소

염소젓으로 만든 로카마두르 치즈도 각광
가내 수공업으로 생산해 부드러운 향이 일품


 

 

프랑스 남부에 있는 옥시타니 레지옹(Region)에 있는 코뮌(commune)으로 알주(Alzou) 협곡의 석회암 절벽 위에 세워진 작은 중세 마을이다.

프랑스 관광명소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몽 생 미셸(Mont-Saint- Michel)’과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다음으로 매년 150만 명 이상 관광객이 방문하는 최대 관광지 중에 하나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에 이 지역이 바다 밑에서 융기하며 드러난 암석으로 지은 마을의 집들과 절벽은 하얀 석회암으로 지어졌는데, 힘겹게 계단을 오르다 보면 바다생물 화석들이 먼 옛날 옛적의 소식을 알려준다.



 

■ 역사

로카마두르는 프랑스 미디피레네 지역의 ‘알주(Alzou)’ 협곡에 높이 110~364m의 가파른 석회암 절벽 위에 세워졌으며, 마을의 이름은 1166년에 유골이 발견된 초기 기독교 성자 아마두르의 이름에서 따왔다.

성자 아마두르의 유골은 ‘기적의 성당Chapelle miraculeuse’ 출입문 옆의 절벽에서 부식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고 전해진다.

이때부터 수 많은 순례자들이 성자의 유물을 보기 위해 찾기 시작했으며, 많은 기적이 일어나는 가운데 병 고침의 기적이 알려지면서 유명한 순례지로 자리잡았다.

예루살렘, 로마, 산티아고와 더불어 교황청에서 세계 4대 성지로 인정한 이 곳은 중세시절 귀족, 왕들이 주로 찾던 성지였던 이 곳은 ‘생 작크’ 성인을 찾아 ‘콩포스텔(Compostelle)’까지 가는 성지순례여행과 같은 차원으로 전 유럽의 가톨릭 교인들이 순례했던 곳이다.

가장 번성한 시기에는 8천여명의 주민이 겹겹이 싸인 성벽 안에 ‘믿음의 요새’를 만들었다.



■ 검은 성모(Vierge noir)

이 곳을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은 노트르담 성당의 ‘검은 성모마리아(Vierge noire)’ 상과 바다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저절로 울리는 ‘기적의 종(Cloche miraculeuse)’이다.

소원이 이뤄지고 병 고침의 기적이 행하진다는 검은 성모마리아와 예수상에 유럽 각지에서 성소에 도착한 순례자들이 다양한 물건들을 바치는데, 중세시대 십자군 전쟁에서 포로로 잡혔다가 자유의 몸이 된 죄수들이 자신들을 묶었던 쇠사슬을 바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대리석에 비문을 작성해 바친 것들이 성당 벽면에 가득 전시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전시물만으로도 기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영국의 왕이었던 헨리 플랜태저넷이 병고침을 받았다고 전해져 더욱 유명해졌다.

먼 바다에서 재해가 일어나면 성당 천정에 매달린 볼품없이 조그맣고 초라한 종이 울려서 알려주는데, 이 때 바다의 풍랑에서 살아남은 뱃사람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또는 재해를 막아주기를 기원하면서 바친 선박모형들이 천장에 매달려있다.

■ 롤랑의 칼

중세 프랑스 최초의 무훈시 ‘롤랑의 노래(La Chanson de Roland)’는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하고 프랑스까지 밀고 들어오는 이슬람 세력에 맞서 싸우는 샤를마뉴 대제와 기사들의 영웅적인 이야기이다.

767년 왕위에 올라 프랑크 왕국을 세우고 800년에 로마의 교황으로부터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대관식을 받은 샤를마뉴 대제를 수행하는 열두 명의 기사들 중에서 가장 용감하고 뛰어났던 롤랑에게 천사로부터 기독교를 수호하라는 뜻으로 받은 ‘듀란달’이라는 성 검을 하사한다.

이슬람의 지배를 받던 스페인까지 대군을 거느리고 서쪽으로 원정을 떠나는데, 프랑스 동쪽의 작센 지방에서 반란이 일어나자 황제는 일단 반란군을 진압하기로 결정한다. 이슬람 세력과 휴전하고 동쪽으로 군대를 이동시키면서, 배후에서 본대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롤랑에게 맡긴다.

본대는 무사히 협곡을 지나갔지만, 홀랑을 미워하던 배반자의 음모로 스페인 군에게 매복 당하여 용감히 싸우다가 최후를 맞는 전설적인 영웅 롤랑이 생명이 다함을 느끼고 자신의 칼 ‘듀란달’을 적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계곡에 던지는데, 미카엘 대천사장의 도움으로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와서 이곳의 바위에 박힌 것이라는 전설이 인상적이다.

듀란달의 칼자루 손잡이 속에는 성인의 피, 치아, 머리카락과 성모 마리아의 옷 조각 같은 성유물이 들어 있다.



■ 큰 계단

12세기 말에 지어진 7개의 교회와 성소를 연결하는 ‘큰 계단’(216단)은 이 곳에 도착한 순례자들이 경외하는 마음으로 무릎으로 기어올랐기에 ‘순례자의 계단’이라고도 불린다.

오늘날도 여행자와 순례자들에게 경이로운 풍경과 신비한 영적 체험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순례자들이 종교전쟁 지역을 지나갈 때 여행의 안전을 위하여 부적처럼 사용하거나 여행 기념품으로 상징적인 것을 찾게 되는데, 이 곳은 아기 예수를 무릎에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새겨진 ‘라 스뽀흐뗄(La Sportelle)’이 관광상품으로 유명하다.



■ 로카마두르 치즈(Fromage Rocamadour)

특산품으로는 1996년 1월에 AOC(통제원산지명칭)치즈로 등록된 로카마두르 치즈(염소젖으로 만든 치즈)가 대표적이다.

저온 살균하지 않은 염소와 소의 생젖을 원료로 하며, 전통적인 방법으로 가내 수공업 수준으로 생산한다. 노란빛에 부드러운 향이 일품이다.

/정리=민경화기자 mkh@

>>테마여행가 안완기는…

한국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1992년 프랑스로 건너가 유럽의 건축을 공부했으며, 특히 프랑스의 풍부한 문화와 역사에 빠져 들게 됐다.

그는 이 나라의 문화에 대해 감상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아쉬움만 남기고 돌아서는 수 많은 여행객들을 보면서 프랑스를 제대로 느끼고 배우는 정직하고도 건강한 여행문화를 꿈꿨다.

지난 2003년부터 프랑스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홈페이지(www.algogaza.com)를 제작, 운영해 유용한 프랑스 여행관련 정보 및 자료를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약력>

- 1986년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 1992년 프랑스 유학

- 1995년 Strasbourg 건축학교 수학

- 1998년 Val-de-Marne Paris 건축학교 수학

- 2002년 프랑스 테마여행 전문 가이드

- 2006년 ‘알고가자 프랑스’ 테마여행사 운영

- 2014년 ㈜OECD 대표부 대외협력부 근무

- 2014년 9월~ ‘알고가자’ VIP여행사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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