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롭고 배려하는 형태로 교육현장도 변화 일어나야”
“정의롭고 배려하는 형태로 교육현장도 변화 일어나야”
  • 박창우 기자
  • 승인 2018.01.24 19:15
  • 댓글 0
  • 전자신문  20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 융 수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

인천시 인구 늘어나는데 비해
학생수는 2000년 이후 줄어들어
학교 재배치·신설 고민해야

고교 무상급식 내년부터 시행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 말아야

前 교육감 중형으로 책임감 느껴
교육청 안정적 운영위해 노력

교육감 선거에 많은 비용 들어
직선제 하며 선거공영제 필요

여론조사 의미있는 결과도출 땐
올해 교육감 선거에 나서겠다

아직까지 우리 교육은 ‘대학입시’라는 병목(bottle neck)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평적 평등’의 교육에서 ‘수직적 평등’의 교육으로 전환돼야 한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아이 개인의 수준에 맞는 교육, 서로간의 배려를 배우는 교육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도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박융수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은 “교육은 현실에서 가장 정의롭고 남을 배려하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수평적 평등’이 오히려 불평등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한 아이들과 뛰어난 아이들에 대해서도 부모에게만 맡기지 말고 사회적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수직적 평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융수 권한대행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서도 올해 인천의 교육방향에 대해 “모든 학교, 모든 교실에서 질문과 토론,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참여하고 이끄는 교수·학습 활동이 자기 주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권한부여(Empowerment) 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박융수 인천시교육감 권한대행을 만나 인천의 교육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 미래메이커 페스티벌 개막식


현재 인천 교육의 주요 현안은.

학교 재배치 또는 신설 문제다.

인천시는 작년 10월 인구 300만 명을 넘어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데 학생 수는 2000년 이후 지금까지 28% 줄었다. 인구가 늘어나니까 학생도 늘어나는 것 같지만 사실 착시 현상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줄면 한 학교당, 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거나 학교 자체를 줄여야 하는데 인천의 경우 새로운 주택지는 계속 생겨나고 있다. 송도와 영종도 등 땅이 아닌 바다를 매립해서 택지를 만드는 경우도 있어 학교 신설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반면 기존 원도심 학교는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 학생이 1명인 곳도 있다.

이렇다 보니 인구변동에 따른 학교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인천시교육청의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학교를 어떻게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를 시청과 교육청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도시개발 정책 과정에서부터 학교 배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재원과 교원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인천 내 고교 무상급식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지속될 수 있을 것 같은지.

시청과 교육청이 예산 분담을 합의할 때 가장 크게 강조한 부분이 정책 연속성이었다.

합의에서 나온 모든 내용을 녹화하고 문서화하기로 했다.

복지인 무상급식이 내년도 한번 시행으로 끝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만 무상급식을 할 시청, 교육청, 군·구 등 각 주체가 미리 협상했다면 좋았을 텐데 그 점은 아쉽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무상급식을 정치적으로 보면 안 된다. 교육계 인사들을 이전 커리어에 따라서 진보나 보수로 나눌 순 있겠으나 교육감을 비롯한 교육 수장이 “내가 진보다” 혹은 “내가 보수다” 이런 생각을 한다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교육 정책은 과거(보수)를 바탕으로 하여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진보)를 내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청연 전 인천시 교육감이 결국 중형을 확정받아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지역 교육계 우려가 크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전임 교육감 핑계를 대고 떠난다면 시민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혼란한 시기에 오히려 교육청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남아 있다. 부족하나마 권한대행으로서 시 교육청을 쭉 지키는 게 진정성 있는 교육 수장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서다.

교육청 구성원들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자괴감도 많다.

시민들은 교육감의 개인 일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교육청의 자체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수개월 이상 묵묵히 일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면 지역에서도 교육감의 부재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박 교육감 권한대행이 미래교육박람회서 학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남은 6개월 동안 “이런 사업을 하겠다”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다. 다만 능력 있는 교사들이 각 학교에서 역할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게끔 조용히 지원하겠다.

교원이 2만5천 명인데 교육청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의미가 없고 이분들이 자부심과 전문성을 갖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제 역할을 하는 거다.

대표적으로 무상급식이나 학교 이전 등 행정당국과 풀어갈 현안은 교육청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잘 해내겠다. 학교 환경과 관련한 예산 확보도 마찬가지다. 가장 기본적인 게 냉·난방비나 낙후한 환경 개선 비용 등이다. 재정이 수반하는 교육을 펼쳐야 선생님이나 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그렇게 교육청은 학교와 교육 기관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게 잘 서포트하는 교육 행정을 하겠다. 시 교육청이 ‘모든 건 네 안에 있어’라는 주제로 교육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요즘 학생들은 스스로 자기 인생을 개척하는 주도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수준별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편성해서 제공하겠다.



교육감 선거가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감 선거는 직선제를 유지하되 선거공영제로 가야 한다.

정당 지원도 없고 정치인도 아닌 교육감 후보가 정치인들과 똑같이 선거하다 보니까 비용이 많이 든다.

과다한 선거비 구조가 정치자금을 받은 지역 교육감들이 구속되는 사례를 만들었다.

전국 선거경비 현황을 보면 전국 교육청이 교육감 선거 때문에 낸 비용이 2천억 원 가까이 된다.

교육 행정에 쓸 예산을 못 쓰게 되는 거다. 다 본인 알리고 선거 운동하는 데 드는 돈이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 정책의 문제이지 인지도 문제가 아니므로 선거를 공영제로 바꾸고 언론이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를 많이 알리면 선거운동 자체에 그렇게 돈을 쓸 필요가 없다.

박 권한대행이 올해 교육감 선거에 나가는지 관심이 높은데.

작년부터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을 보고 화가 많이 났다.

진보와 보수 진영 후보들 대부분이 비리로 연루됐던 전 교육감 측근들로 인천교육의 자긍심을 훼손해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교육가족과 주변 지인들로부터 인천 교육을 위해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라는 권유를 듣고 있다.

오는 2월 정도에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면 교육감 후보롤 나서겠다고 생각을 굳혔다.

만약 교육감 선거에 나가게 되면 특정 진영과 조직선거를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시 인천교육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도움으로 볼모로 잡히지 않기 위해서다.

근 13억 원이 소요되는 선거자금도 7억 원으로 줄여서 진행하고, 선거자금 모금을 위해 선거법이 보장한 정치 기부금과 선거 펀드 모집, 출판기념회 개최를 하지 않는 ‘3무(無) 선거’로 치르겠다.

대신 시민들과 교육가족들을 만나 인천 교육의 미래를 논의하는 토크콘서트, 타 후보와 교육정책에 대해 심도있게 토론하는 스탠딩 토론회 등을 진행하겠다.

다시 한 번 얘기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의미있는 결과가 도출돼야 교육감 선거에 나서겠다.

/인천=박창우기자 pcw@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