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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의 삶… “때론 외롭지만 찬란한 것”

화가 김원룡씨를 만나다

 

삶 자체가 예술이고 예술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찾고 싶다는 화가 김원룡(27세)씨를 지난 15일 그의 킹드로시각예술 작업실에서 만났다.

작업실에 들어서자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바로 잔잔한 피아노 선률 만큼이나 아름다운 그의 유화 작품들이였다.

“얼핏 난해한 듯 보이지만 그 속에 내포된 진리를 터득하는 순간 순수예술의 세계로 빠지게 될 겁니다.”

미술과 인연을 맺은 지 19년째,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마냥 행복했던 어린시절의 그는 손에서 항상 조색판과 붓을 놓지 않았다. 장래희망으로 화가를 꿈꿔왔던 그였기에 연변대학 미술학원 유화전공을 택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였다. 식사시간을 놓치거나 빵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며 그림에 분초를 다투기 일쑤였고 심지어 방학기간에도 친구들 다 떠난 텅 빈 교실에 덩그러니 남아 자신만의 작품세계에 몰두했다.

그렇게 하나 둘 묵직한 작품들이 완성됐고 2013년, 그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연변대학 미술학원 전시관에서 열린 ‘룽싸(籠沙)-단체전시’에서 유감없이 드러내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는 법, 대학교 졸업을 일년 앞두고 전교 예술생들 가운데 한명에게만 주어진다는 ‘한국예술종합대학교 교환생’이라는 행운의 열쇠가 그의 손에 쥐여졌다. 이 또한 성장의 발판이 될 기회임을 확신한 그는 연수시절, 전공인 유화는 물론 도자기, 유리 공예, 벽화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도전하며 다시한번 자신의 한계를 뛰여넘었다. 서울 인사동과 종로에 위치한 갤러리와 미술관을 자주 드나들며 배움 속에서 령감을 얻기도 했다.

제한된 시간내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그려내야 하는 벽화업계에도 몇년 전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립지를 굳히고 있는 그였다. 유화경력을 바탕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 젊고 개성 넘치는 감각이 그의 벽화에 고스란히 묻어나 행인들의 마음을 단숨에 낚는 데 성공한 것이다. 입소문을 타고 ‘김원룡표’ 벽화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예술작품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마력이 있습니다. 무의식중에 감화되게 만들죠. 제가 그린 그림을 보고 한번쯤은 저를 떠올려줬으면 합니다.”

이러한 취지로 그는 얼마 전 작업실을 개방했다. 더욱 많은 사람들과 예술의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며 마음의 소리를 들려주는 공간으로 자리잡는 것, 김원룡씨가 그려온 미래도 그러했다.

갈수록 젊은 예술가들이 마땅히 설 곳이 사라져 고향을 떠나 결국 꿈마저 잃게 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는 김원룡씨, 스스로라도 고향을 지키며 고독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 그런 예술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였다.

/글·사진=최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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