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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4차 산업혁명시대, 사람과 마을의 복지를 생각하다

 

지난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를 주요 의제로 다룬 이후 우리사회도 인공지능(AI), 3D 프린팅, 빅 데이터, 드론, 사물인터넷(IOT), 로봇,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논쟁이 뜨겁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으며,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까지 이야기 한다. 바꾸어 말하면,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세상살이가 힘들어 지는 그런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스마트폰 하나면 집 밖에서도 세탁기를 돌리고, 집안의 온도를 조절하며, 냉장고 안의 먹거리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취향까지도 손가락 하나로 혹은 말하는 데로 기술이 알아서 척척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이제는 인간 생활의 편리를 사람의 수고 없이 해결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사회복지정책과 지역사회실천은 인간의 삶과 마을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정말 손가락 하나만으로 나와 우리는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행복한 상상은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서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2014년 송파 세 모녀 자살사건을 계기로 2014년 12월 발의 된 이른바 세 모녀법(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정안,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의 시행으로 사각지대 예방을 위한 법적 대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삶 가운데 힘겨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경상남도 김해의 한 고시텔 침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 얀 소르코크(한국명 채성우)의 자살사례는 우리사회의 무관심의 단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친부모를 찾아 고국에 온 노르웨이 국적의 해외 입양인이 5년간 혼자 애를 태우다 쓸쓸히 생을 마감한 사연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였다.

우리는 앞으로의 시대 사람과 마을의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어느 지방법원의 판사가 노동관련 선고를 내리면서 판결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이 시대의 대한민국에서, 삶이 있는 저녁을 걱정하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있다는 현실은 서글프기 그지없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야기하는 지금, 생활의 편리를 이야기하지만 그러한 현실의 이면에는 아직도 당장의 삶에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산업의 발전은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 다 주지 않는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웃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어쩌면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마을의 복지, 삶의 질과 반비례 할 것이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이슈는 편리주의와 개인주의, 핵가족화와 배드타운(Bed Town)화 되어버린 마을공동체의 복원일 것이다.

기술의 혁신은 개인과 공동체 삶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줄이는 것이지 저절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실패와 좌절,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사람과 사람이 삶을 맞대며 살아가야하기에 주체적인 삶, 공동체적인 삶은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은 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고 있는 마을공동체, 사회적 자본, 협동조합 등과 무관하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은 관심은 가족 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의 관계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관계망의 확장은 마을공동체의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사회복지는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이 아닌 사소한 관심으로 시작하는 삶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시인 정현종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사람과 마을의 복지를 위해 진정 중요한 것은 사람과 마을에 대한 작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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