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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이제 사흘 후면 입춘이다. 입춘 소리만 들어도 봄이 성큼 다가오는 느낌이다. 지금은 보기 쉽지 않은 풍경이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는 입춘이 되면 제법 살만하다는 집에서는 대문에다가 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는 문구를 한지에 써서 붙였다.

새로운 봄이 오는 것을 알리고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아서 크게 길하고 건강하며 경사스러운 일만 집안에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문구가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란 문구다.

대문 혹은 현관 등에 붙이는 풍습이 있고 붙이는 방법은 입춘대길이 오른쪽에 건양다경이 왼쪽에 入자 모양으로 붙이는데 이것도 지방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는가 보다.

지난 겨울은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혹한이 기승을 부렸기에 누구나 할 거 없이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하리라. 추워도 너무 추웠고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태어나서 처음 겪는 한파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 역시도 강원도 양구에서 군대 생활을 하던 40여 년 전 겨울의 악몽이 떠오르는 겨울이었다. 간혹 연세 있는 분이 자신이 어렸을 적에는 더 추웠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더러 있지만 이번 겨울 한파가 최강 한파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동지가 지난지도 한 달이 훨씬 넘었기에 낮에 길이가 눈에 띄게 길어졌다. 아침에도 길어진 해를 느끼지만 저녁 무렵에 어두워지는 모습을 보거나 지는 해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추워 추워하는 사이에도 낮에 길이는 길어지고 어느새 세월은 봄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마지막 추위나 다름없는 추위를 보내면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이렇게 장기간 춥고 고생을 하고 나면 반드시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아무래도 올해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폭설이다. 한겨울에 오는 눈은 그래도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데 겨울 끝자락이나 봄에 시작점에서 내리는 눈은 양도 많이 내리거니와 수분을 많이 품고 있어서 무게가 상상을 초월하게 나간다. 그래서 별안간 쏟아지는 폭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겨울 끝자락에서 추운 겨울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보다는 혹시 있올지도 모르는 폭설에 대비를 해야 이 겨울을 잘 보내는 것이 되리라.

그리고 또 하나 환절기에 건강관리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겨울이 예방 백신도 듣지 않는 독감이 유행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내가 잘 아는 지인도 아직도 콜록 이면서 고생을 하는 것을 보면 사람 꼴이 말이 아니다. 환절기에는 누구나 조심을 해야 되지만 특히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분들은 더욱 조심을 해야 하리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입장에서는 한두 가지가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겨울에 끝자락에서 뒤돌아보는 지난겨울은 정말 추운 게 싫은 나로서는 생각하기조차 싫은 시간들로 점철되어 있다. 이제는 제아무리 동장군이라 해도 물러설 수밖에 없는 시기가 되었다. 며칠 후면 시작되는 평창 동계 올림픽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계절은 성큼 봄의 문턱으로 들어설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국가적인 행사가 무사히 성공적으로 잘 치러지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새봄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독자분들 또한 모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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