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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지금은 지방분권 개헌에 힘을 모아야 할 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에 국민들의 논쟁이 뜨겁다. 선수들과 사전 논의 없이 이뤄진 상황이 대통령의 지지율에까지 영향을 미쳤고, 평화올림픽이 국민적 분열을 부추길까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를 빌미삼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화제 삼는 언론 플레이도 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한 신뢰 지표다. 그러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은 국민들의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와 같은 강력한 대통령제 하에서는 더욱 영향력이 크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보면서 다시금 확신한다. 갈등의 근원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지방분권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 분권으로 책임을 분산하면 대통령의 지지율에 국민감정이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 표방하는 연방제에 버금가는 분권형 시스템과 중앙정부·지방정부가 권한과 역할을 배분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가 반드시 구현돼야 한다.

우리는 이미 26년 전부터 지방자치를 하고 있다. 지방자치란 풀뿌리 민주주의다. 지방마다 상황이나 여건이 다르다. 이러한 다양성을 기반으로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주민들의 삶터가 행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민들이 직접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스스로 참여하면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세상이 지방자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겉으로는 지방자치국가인데 내용은 중앙집권국가였다. 사람으로 치면 결혼한 자녀가 분가를 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주지 않고 어느 때는 분가의 잣대를, 어느 때는 한집살림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는 셈이다. 지방에는 고작 2할의 생활비를 주고 모자라는 생활비를 본가의 입맛대로 나눠주면서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하는 구조였다. 따라서 도시와 농촌이 각자의 상황에 맞는 정책의 타이밍을 놓치고 인구 감소라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그런 점에서 얼마 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매우 고무적이다.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대통령의 분명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개헌 이후 30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게다가 우리 지방정부가 오매불망 꿈꾸던 지방분권을 이룰 수 있는 개헌이다.

경기도의회는 이미 촛불정국 때부터 지방분권 개헌의 불씨를 지폈다.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의회라는 이유와 명분으로 선도적 역할에 앞장섰지만 그때만 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무모해 보였다. 자치와 분권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했고,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정치인을 위한 이벤트처럼 오해를 사기도 했다.

경기도의 대표적인 선현이자 훌륭한 정치인이었던 율곡 이이는 “정사(政事)는 시의(時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온전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실현을 위해 헌법을 바꿀 때가 됐다는 것을 지방자치 현장에서는 느끼고 있었다.

마침내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 개헌’ 의지를 표명했고, 국회 개헌특위가 꾸려졌으며, 올해 6·13 지방선거 때가 개헌 적기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방자치에 관한 한 이번 헌법 개정이 이뤄지면 제정에 버금가는 지방분권 개헌의 역사가 될 것으로 본다. 반드시 국민적 합의와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리고 개헌의 성과는 국민 모두에게 ‘내 삶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리라 믿는다.

새로운 변화는 저절로 오지 않는다. 경기도의회는 헌법 개정을 위한 지방분권위원회를 발족했으며,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 자치재정권, 자치조직권, 주민자치결정권의 4대 원칙을 의결하는 등 지방분권 개헌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신년 기자회견 때 “지방의 역량은 충분하다”고 표현했다. 이러한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이제 지방분권 개헌에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 지방분권개헌경기회의에서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시·군·구 민원실에 비치된 서류에 서명하거나 온라인(https://www.1000mann.or.kr)으로도 동참할 수 있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말을 빌려 지방분권 개헌을 외면한 대가가 우리들 개인의 삶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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