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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칼럼]왕따와 조직의 갈등관계

 

왕따는 집단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왕따를 다른 말로 4차원, 마이웨이, 아웃사이더, 투명인간 등으로 불린다. 학교는 물론이고 직장내에서 왕따는 심각하다. 최근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의 60%이상이 왕따를 경험한다. 개인주의와 인터넷의 생활화로 왕따는 업무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며, 누명과 소문으로 시달리고 폭언과 폭력으로 시달림을 당한다. 왕따는 당사자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직장인에게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기업에도 비용과 갈등을 초래한다.

이러한 왕따는 집단문화주의에서 나온다. 우리는 나보다 사회를 우선시하고 자유보다 권위를 중시한다. 개인을 집단속의 부품으로 인정하는 일본은 집단주의 극치국가이다. 청소년 왕따인 이지메로 유명하다. 개인의 주체성과 주도적인 입장으로 올라서길 열망하는 한국도 집단주의의 끝에 위치하지만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로 향한다. 경제가 나빠지거나 이해관계가 대립할 때는 자기편을 만들고 지위를 이용하는 집단과 권위로 주의로 되돌아간다. 한국기업은 강한 조직문화로 세계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다양성보다 획일주의를 존중하고 자율성보다 상호협력을 중시한다. 독점자본가와 재벌을 중시한다. 특히 학연·지연·연고와 파별주의 라인관계형성은 왕따문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로 인해 과도한 업무, 지나친 경쟁, 모호한 역할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한 몫 한다.

왕따는 다름의 심리학에서 온다. 우리는 같음을 선호하고 다름을 배척한다. 약한 사람은 항상 왕따가 되고, 튀는 사람도 자주 왕따가 된다. 못난 사람은 가끔 왕따가 되고 잘난 사람도 드물게 왕따가 된다. 잘난 척, 착한 척, 예쁜 척하면 왕따가 되기 쉽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고 주장을 못해도 왕따가 되기 쉽다.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없고 욕심이 많으면 왕따가 되기 쉽다. 논어에서 군자는 화합하면서도 같지 않고 소인은 같음에도 화합하지 않는다 말이 있음에도 말이다.

교육을 생각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은 학생들이 결코 순백의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외부의 나쁜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기만 한다면 아름답고 순수하게 성장할 거라는 판단은 넌센스에 불과하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나쁜 어른들을 본보기로 삼기 때문만은 아니며, 친구들내부에서 일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관계를 시공간적으로 구성하고자 하는 의지, 즉 권력의지를 가지는 존재라는 것을 뜻하며, 그에 대한 뿌리칠 수 없는 욕망에 시달린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관계의 형성이란 일정한 지배망을 구축하는 것이며, 그 언저리 어딘가에 스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권력의지를 발동시키는 일이다.

자기라인이 또는 또래집단이 형성되었다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또 다른 집단과의 관계 속에서 작동한다. 편 가르기는 그들 사이에 본질적 특성이 된다. 누군가 세력의 중심에 서고자 하며 누군가의 세력에서 함께 힘을 행사하고자 한다. 세력들 간의 불타는 암투가 발생한다. 갈등은 지속성을 가지고 나타난다. 와중에 다양한 규모의, 다양한 세력의 그룹이 형성되며 그룹 간의 위계, 혹은 이합집산은 끊이지 않고, 이때 낙오자가 발생한다. 이게 왕따현상이다.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된다.

왕따는 가해자와 괴롭힘을 당하는 피해자의 관계가 원수처럼 극과 극이거나, 서로 도저히 친해질 수 없을 만큼 전혀 다른 사람들간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왕따 문제를 접하다보면, 제일 친한 친구였던 두 사람이 사소한 오해로 인해 사이가 멀어지고, 한발 더 나아가 서로를 심하게 헐뜯고 마치 원수 대하듯이 소원해지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오해와 다툼이 둘 사이에서만 머무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둘 중 한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만 알고 있던 상대방의 약점이나 비밀을 폭로하면서 상대를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항구에서 대도시로 활어를 운반할 때 수조에 물고기의 천적을 함께 넣어 운송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방법이다. 천적에게 잡아 먹히지 않기 위해 열심히 먹이를 먹고, 운동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싱싱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갈등도 이와 같다. 우리에게 아직까지 갈등은 낯설고 친근하지 않다. 그러나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에는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갈등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여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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