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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야? 졸업식이야’… 달라진 석별의 場

졸업생 미래 축복 ‘부화 예식’에
전통의례 ‘책례’ 재구성도 하고
학부모와 함께 색소폰 공연에
학생들 출연 단편영화 상영까지
의미 있는 ‘이색 졸업식’ 확산

7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하탑초등학교 6학년 3반 교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졸업생 25명이 각자 꽃잎이 담긴 물컵을 들고나와 칠판 앞 책상 위에 놓인 큰 그릇에 차례로 부으며 자신들의 미래를 축복하는 ‘부화 예식’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어 담임교사를 향해 순서대로 절을 올린 뒤 지난 1년간 학교생활이 담긴 영상을 TV로 시청하며 녹차와 송편을 나눠 먹었다.

하탑초는 2015년부터 서당에서 책을 한 권씩 마칠 때마다 훈장님에게 감사함을 행하던 전통의례 ‘책례’(冊禮)를 본떠 졸업식을 열고 있다.

하탑초 교사는 “책례 졸업식을 통해 학생들은 선생님과 부모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갖고, 일 년 동안 함께한 친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자연스레 되새기고 있다”면서 “전통의례를 현대에 맞게 재구성해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식순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김지원(48·여)씨는 “처음에는 졸업식에 입을 한복을 준비하라고 해서 번거롭다고 생각했는데, 경건하게 졸업식에 임하는 딸의 모습을 보니 평범한 졸업식보다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딱딱하고 형식적인 졸업식 대신 이제는 하탑초처럼 특색있는 졸업식이 일반적인 졸업식 풍경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날 졸업식이 열린 파주 한가람초는 교장이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무대에 올라 팝송 ‘I can't stop loving you’ 등 3곡을 색소폰으로 연주했다.

교장은 “중학교라는 새 환경을 접할 학생들에게 ‘꿈과 용기를 가지라’는 메시지 전달을 위해 3년 전부터 직접 색소폰을 불고 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의미있는 공연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오는 9일 졸업식을 하는 안산 별망초는 3개 반 학생들이 직접 출연하고 자체 편집한 15분~25분짜리 단편영화를 졸업식 때 상영한다.

별망초 관계자는 “학생들이 졸업식 때 볼 영화를 직접 만들다 보니 참여도가 높다”면서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용인 산양초 학생들은 각자 미래에 꿈꾸는 직업을 표현한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졸업식에 참여할 계획이며, 용인 백현고 학생들은 담임교사를 꽃가마에 태워 졸업식장에 입장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는 “학교 민주주의와 학교 자치가 예전보다 활성화되면서 천편일률적인 졸업식 대신 학교에서 자체 기획한 다양한 내용의 졸업식들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학생 중심으로 이색 졸업식이 진행되면서 졸업이 지닌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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