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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칼럼]“엄마는 너 안 낳고 싶었단 말야!”

 

우리 원에서 진행된 부모참여 수업 때 한 아이가 율동 대열에서 빠져나와 소리를 지르며 마구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 어머니의 절규였습니다.

“그만하고 빨리 이리 와! 정말 나는 너 안 낳고 싶었단 말이야!”

모두가 당황했습니다.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 아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절망적인 얼굴로 변했습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원장님이 어머니를 권유하여 저와 상담을 받게 하였습니다.

저는 이 문제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엄마 내면의 상처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고 몇 가지 질문을 건넸는데, 엄마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저를 낳지 말 걸 그랬다는 소리를 자주 듣고 자랐어요.”

부모님께 환영받지 못한 기억, 아이 양육의 막연한 어려움과 거부감, 닮고 싶지 않던 부모님과 비슷한 자신을 볼 때마다 드는 자괴감….

“그동안 상처를 안고 사느라 얼마나 힘들었어요? 누구나 언젠가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야만 해요.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우리 내면에 자유를 선물하는 것이랍니다. 상처를 치유하고 좋은 성품을 회복하면 어머님이 달라지고 소중한 아이에게 상처를 대물림하지 않게 될 거예요.”

자존감 없는 아이들의 행동은 때로는 수줍음으로, 때로는 자신 없음으로, 때로는 산만함으로, 때로는 폭력적으로 표현됩니다. 낮은 자존감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애착관계가 불안정할 때 나타납니다. 자존감 없는 아이의 모습을 아이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전에 부모 자녀 간의 애착관계로 풀어야 합니다. 좋은 성품을 회복하지 못한 부모는 상처를 대물림하게 됩니다.

건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한 아이들은 불안해하지 않고 안정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즐거워하는 자존감의 태도는 안정적인 자신감으로 나타납니다. 자녀에게 자존감을 주기 위한 부모의 태도는 자녀를 향한 ‘존재의 감사’를 회복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너를 낳은 것은 내가 한 일 중에 최고로 잘한 일이야”, “네가 내 자녀라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그렇게 따뜻한 눈빛과 함께 속삭여 주세요. 부모가 들려주는 ‘감사의 말 한마디’가 자녀의 자존감을 키워줍니다.

감사란, 다른 사람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인정하고 말과 행동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입니다.

그렇다면 ‘부모-자녀 관계’와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 자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주세요.

제가 10여 년 이상 진행해 온 성품치유세미나에 참석한 부모들을 살펴보니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 바로 “사랑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자녀의 자존감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매일 자녀를 꽉 껴안아 주며 “너의 존재 자체를 기뻐하고, 감사해”라며 존재의 감사를 표현해 주세요.

둘째, 가정에서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세요.

성품치유 세미나에 온 부모들 중에는 회피형 애착유형이 꽤 많은 편입니다. 특히 부모님의 바쁜 경제활동으로 인해 어릴 때 충분히 받았어야 할 보살핌과 관심이 결핍되어, 자존감이 낮아진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일을 하더라도 자녀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표현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너는 우리 집에서 중요한 사람이다’는 말을 자주 해주고, 신발 정리, 쓰레기 분리수거 등 작은 임무를 주어서 아이가 ‘난 가족에게 필요한 존재야!’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자녀에게 완벽함을 강요하지 마세요.

자녀에게 지나친 완벽함을 요구하는 것은 상처받은 부모의 특징입니다. 자녀의 실패를 허용하고 너그럽게 있는 그대로 격려하는 모습이 필요합니다. “네가 하고 싶었던 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지? 그래도 될 때까지 인내하며 시도했던 네가 기특해. 우리 다시 한 번 해보자”라며 자녀의 성품을 격려해 주세요. 그래야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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