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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제추행 혐의로 긴급체포된 현직 부장검사

현직 여성 검사의 성추행 폭로 이후 ‘미투(MeToo)’ 캠페인이 확산되는 가운데 현직 부장검사가 강제추행 혐의로 12일 긴급체포됐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이 출범한 이후 현직 부장검사에 대한 강제 신병 확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조사단이 출범한 지 12일 만에 안태근 전 검사장 외에 또 다른 검찰 간부인 현직 부장의 성범죄 혐의를 포착하면서 수사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긴급체포된 부장검사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소속으로 조사단 팀장인 박현주 부장검사와 검찰 계장 2명이 이날 고양지청에서 직접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52·사법연수원 20기) 전 검사장에 대해서도 조사단의 공개 소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전 검사장은 성추행이 사실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고소 기간이 지나 더는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참고인 조사가 진행되면서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정황과 함께 그가 서 검사의 인사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서 검사의 주장대로 안 전 검사가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 조사단은 그동안 부당인사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한 거스로 알려졌다.

어떻든 현직 검사가 전·현직 검찰 식구들을 조사하고 긴급체포하는 일은 극히 드믈다. 그것도 성추행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이어서 더욱 부끄럽기 짝이 없다. 성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기관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번 긴급체포도 지난 8일부터 조사단 공식 이메일로 검찰 내 성폭력 피해사례 접수를 시작한 이후 조사단이 해당 부장검사의 비위 사실을 확인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도 얼마나 구체적 피해 사실이 신고되고 또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검찰 조직 전반에서 긴장감이 감도는데다 조사 상황과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유다.

검찰조직은 법에도 명시된 대로 철저하게 상명하복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가진 집단이다. 거기에 과거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강압적 조직문화가 있었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도 검찰 내부에서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이 이제야 드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은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이번을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회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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