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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19, 인명구조와 생활안전구조 분리가 타당

이제 설 연휴가 시작된다. 모든 거의 모든 관공서와 회사들이 4일간 문을 닫고 귀성객들의 차량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러나 예외인 사람들도 있다. 바로 119구조대다. 이들은 명절연휴기간이 오히려 더 바쁘다고 한다. 하지만 황당한 전화가 접수돼 고충을 겪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때 119 종합 상황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현직 소방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보면 그들의 고충을 알 수 있다. 그는 ‘저는 소방관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소방관으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119는 부른다고 무조건 가야 하는 머슴이 아닙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 때 접수받았던 황당한 신고 전화의 예를 들었다. 이를테면 ‘휴대폰을 산에서 잃어버렸다. 상당히 중요한 문서가 저장돼 있으니 찾아 달라’ ‘다리가 아프니 집까지 데려다 달라’는 내용도 있었다. ‘김치냉장고 작동이 잘 안되는데 와서 봐줘라’는 전화에 난색을 표하자 ‘나 세금 꼬박꼬박 내고 국민이 필요해서 부르는데 와야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으냐’는 몰상식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방문 따주기, 동네 도둑고양이 잡기, 만취 등산객 업고 내려오기, 손가락 반지 빼주기 등 비긴급 생활민원까지 해결해줘야 하는 구조대원들은 국민들의 ‘개인비서’ ‘택시기사’ ‘AS 기사’ ‘열쇠 수리공’이 아니다.

이런 단순출동으로 인해 정작 분초를 다투는 중요한 순간에 출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119 신고전화는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신고를 하는 긴급전화’라는 소방관의 부탁을 국민들은 유념해야 한다. 이에 최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가 긴급 상황이 아닌 생활안전출동은 지역 내 119안전센터가 맡고, 인명과 관련된 긴급구조 상황만 119구조대가 출동하는 내용의 출동기준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고 한다.

도재난안전본부가 발표한 2017년도 구조 출동건수는 19만1천521건으로 2016년 18만1천334건보다 5.6% 증가했다. 이 중 출동원인의 약 65%가 벌집제거나 애완동물 구조 등 생활안전 분야라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벌집제거가 3만5천577건(전체의 23.8%)이었으며 동물구조 3만3천331건(22.3%), 교통사고 1만5천441건(10.3%), 잠금장치개방 1만2천894건(8.6%)순이었다. 이에 정부도 119생활안전구조대를 별도로 창설하고, 얌체형 신고는 119서비스의 이용비를 이용자가 부담하도록 유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일부 국민들의 자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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