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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하일(夏日)

 

하일(夏日)

/유선

푸른바다
한가운데
술에 취해 누운 저 섬

밀썰물이
흔들어도
바위처럼 끄덕없다

한사코
꾸짖는 콧노래소리에
명치끝이 아리구나.

 

 

 

시인의 작품을 읽어가다 하일 시편이 눈에 들어온 것은 한낮 어두커니 서 있는 골목어귀를 지나가는 노인이 휴지를 삶으로 연명하는 리어카에 땀이 굴러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시인은 한시에서 자유시로 자유시에서 시조로 옮겨가는 회자를 두고 절망한 세월을 탓하듯 한평생 삶의 전부로 시조에 몰입하고 있다. 고여 있는 시와 움직이는 시의 서정에는 삶의 여정에도 고스란히 놓여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전신의 몸으로 역사의 무게를 보고 겪는 시인은 혼돈이란 갈등 속에서 성찰한다. 혼돈은 의심과 모호함 이런 이념과 비슷한 생각들의 충돌로 야기되지만, 파도처럼은 일렁이는 세상과는 뼈아픈 세월의 강을 건넌다. “술에 취해 누운 저 섬” 외로움이 짙게 베인 시인의 정직한 진술은 오늘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뒷걸음 치고, 누군가는 쓰레기를 줍고, 누군가는 생의 이별을 하고, 누군가는 슬픈 노래를 부를 것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애상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푸른 바다에서 파도의 춤이 꼭 아닐지라도 파도가 잠을 자는 시간을 참고 기다려 볼 일이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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