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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고독사와 1인가구

 

최근 삶의 질뿐 아니라 죽음의 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 치료보다는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연명의료결정법, 이른바 존엄사법의 시행은 죽음의 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다.

죽음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평안하고 품위 있게 돌봄을 받으면서,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의 관심 속에서 이루어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돼야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혼자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고 상당기간 방치된 후에야 발견되는 고독사(孤獨死)에 대한 뉴스보도를 종종 접하게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고독사에 대해서는 명확한 용어 정의가 없고, 관련된 공식 통계자료도 없는 실정으로, 무연고 사망통계를 통해 고독사의 실태를 유추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무연고 사망자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82명에서 2017년 2010명으로 약 3배나 증가했고, 특히 65세 이상 노인 비중은 41%에 달해 고독사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

고독사는 급속한 고령화 및 1인가구의 증가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인구는 2018년 현재 14.3%로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1인가구 증가세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수준으로, 1980년 4.8%에서 2017년 27.9%로 비약적으로 증가해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구형태가 됐다.

고령화와 1인가구의 증가 추세 속에서 65세 이상 노인 중 독거노인은 1990년 8.9%에서 2016년 19.1%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독거노인은 경제, 건강, 주거환경, 사회관계적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독거노인 4명 중 1명은 기초생활수급자인 빈곤계층이다.

1인가구는 노년층 못지 않게 중장년층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40∼50대의 중장년층 1인가구는 실업률, 만성질환율, 우울의심률, 자살생각률이 현저히 높고 사회관계망도 단절된 경우가 많다.

이렇게 취약한 1인가구의 삶은 고독사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연령별로 보면 고독사 고위험집단은 노인 1인가구뿐 아니라 중장년층 1인가구, 특히 50대 남성 1인가구인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베이비붐세대의 노년기 진입, 급증하는 1인가구 등의 사회적 변화는 우리 사회에서 고독사 발생이 계속 증가할 수 있음을 예상케 한다.

따라서 고독사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며, 특히 빈곤하고 고립된 삶을 사는 취약한 고위험집단인 1인가구를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해 독거노인돌봄서비스, 독거노인친구만들기 등 여러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대상이 저소득 노인 중심으로 매우 제한적이며 중장년층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고독사를 예방하는 사업은 독거노인뿐 아니라 중장년층 1인가구까지 포괄해야 할 것이며, 고독사 고위험집단인 취약한 1인가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대상별 욕구를 면밀하게 분석해 맞춤형 지원정책들을 다각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우리 사회에서 생활고와 질병에 시달리며 고립된 삶을 살다가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삶의 질뿐 아니라 죽음의 질까지 국가가 보장하는 복지서비스가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민간 차원에서는 고독사 위험이 높은 고립된 1인가구가 사회와 연결된 삶을 살아가도록 지역사회연결망을 구축해 이웃과의 상호교류를 활성화하고 이웃공동체 의식을 복원하는 프로그램들을 지역사회 내에서 활발하게 실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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