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관자의 인재관(人材觀)
[자치단상]관자의 인재관(人材觀)
  • 경기신문
  • 승인 2018.02.2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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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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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원기 신한대학교 공법행정학과 교수

관자는 관포지교(管鮑之交)로 널리 알려진 관중이라는 사람으로 중국 춘추시대 정치가이며 사상가였다. 관중은 친구인 포숙아의 추천으로 당시 중국 변방에 위치한 제나라를 군사, 경제 등 다방면에서 강국으로 만들었다. 나아가 당시 제나라 왕이었던 환공(桓公)을 중국 최초의 패왕(覇王)으로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관중은 제나라의 정치, 경제, 행정 등 내치(內治)와, 각 제후국들을 하나로 규합하여 이끌어나가는 등의 외치(外治)를 두루 성공시킨 뛰어난 인재였다. 춘추시대 강대국들 틈에 끼어 별 볼일 없던 제나라를 일약 최강의 나라로 만든 것은 순전히 그의 능력덕분이었다. 후세의 사가들은 그를 중국 역사상 최초의 명재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실 관중과 환공 사이는 깊은 원한이 얽혀있는 사이였다. 제나라 양공이라는 왕이 내부 반란군에 의해 피살되자, 왕의 빈자리를 두고 형인 공자 규와 동생인 공자 소백이 다투었다. 관중은 규의 편에 서서 소백을 죽이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 이런 이유로 뒷날 왕으로 등극한 소백, 즉, 제나라 환공은 관중을 죽이려 들었다. 그러나 관중의 친구인 포숙아의 강변으로 그를 살려줄 뿐만 아니라, 재상으로 등용하는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었다. 이후 관중은 각 방면에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데, 인재등용에 관해서도 남다른 식견을 보여주었다.

관중의 인재등용 개혁은 관직세습이라는 악습을 척결하고, 철저히 당사자의 재능과 학식 등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하였다. 또한 등용된 인재가 큰 목표와 방향을 올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그는 인재의 평가기준을 곧잘 새의 비행술에 비유하곤 하였다. 인재는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새가 날아가는 형상처럼 큰 방향과 목표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새는 어디로 날아가든 중간 중간에 산으로 골짜기로 돌아와 둥지를 틀고 쉬기 마련이다. 목적지를 향해서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리저리 굽이굽이 날아가면서 중간에 쉬는 것은 재충전을 위함이다. 그러나 결국 목적지를 향한 큰 방향은 변함없이 유지하며, 기어코 목적지에 다다르는 것이 인재의 능력이라는 것이다.

관중은 인재등용에 있어서 이해득실에 연연하면 안 된다는 것을 재삼 강조하였다. 나아가 인재를 평가할 때는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일로서 한순간 섣부른 판단을 행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이는 마치 천리 길을 자 한 자루로 평탄하게 할 수 없는 것과 같고, 큰 고을을 작은 수준기 하나로 평평하게 고를 수 없는 이치와 같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인재와의 사사로운 인연이나 사소한 흠결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만약 사소한 흠결이 있다 해서 내치거나 기용하지 않는다면 리더의 인재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관중은 인재의 사소한 단점이나 실수를 관용으로 감싸주어야 진정으로 큰일을 행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물론 실수를 감싸준다는 의미는 무조건적으로 눈감아준다는 것이 아니고, 일의 진행과정에서 본의 아닌 실수를 용인한다는 것이었다.

관중의 인재등용 관에서 가장 와 닿는 것은, 선한 목표를 세우고 그 실천 방향이 올바르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무리 목표가 선하다 할지라도 방향이 올바르지 않으면 비리가 싹트게 된다. 반대로 방향이 옳다 해도 목표가 선하지 않는 것이라면 존재가치가 사라질 것이다. 따라서 인재등용은 선한 목표에 올바른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는 능력자를 선별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작금의 우리상황은 직전 대통령이 구속되어 있고, 그를 도와 일했던 인재(?)들도 줄줄이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그들이 선한 목표를 수립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일을 행했다면 감옥에 갇힐 필요가 있을까? 결과적으로 리더의 인재 고르는 눈에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아니 처음부터 인재관 자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말도 안되는 풍경이 역사의 수레바퀴처럼 반복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집권하고 있는 이들도 자신이 올바른 길을 걷고 있는가를 수시로 돌아보며 조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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