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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평소 연락을 자주 하는 친구가 전화를 해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나인 것을 확인하고는 걱정이 잔뜩 묻어있는 말투로 “야! 낙주가 병원에 입원을 했다네, 한번 가봐야지, 그 자식 잘 나가더니 늘그막에 보증 잘못 서줘서 마음고생 하더니만 결국 병원에 있다고 해서 전화를 해봤는데 심각하네, 이를 어쩌냐 암이라 하네” 놀란 나는 “뭐야 무슨 암인데 어느 병원이고? 그놈 왜 그래 아니 그동안 소식이 없더니 그런 일이 있는 거야?”

토요일이라 길이 막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일찍 출발을 했다. 평상시 같으면 한 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이지만 그래도 모른다는 생각에 여유 있게 두 시간이나 앞선 시간에 출발을 했다. 경춘 국도를 통해 화도까지 가서 서울 춘천 고속도로에 자동차를 올리고 부담 없이 달려가는데 남양주 요금소를 지나니 낌새가 이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미사대교도 건너기 전부터 자동차가 밀리기 시작하는 것이 풀릴 기미가 없이 거북이 걸음마냥 섰다가다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진행을 한다.

목적지는 분당에 있는 서울대 분당 병원이었다. 몇 년 전 양띠 산악회 친구인 문OO친구도 암으로 그 병원에 입원해있을 때 병문안을 갔던 곳이다. 지금 그 친구는 하늘나라에 가있는데 친구들과 행복하게 지내려고 무던히 애를 썼던 좋은 친구였다. 그런데 오늘 고등학교 동창인 낙주의 입원 소식에 또다시 그 병원을 방문하는데 가는 길이 워낙 밀리다 보니 약속시간에 도착한다는 것은 아예 체념을 하고 젊었을 때 야학으로 같이 공부하고 군대 갔다 와서 서로 열심히 살던 때를 회상해 보며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

어려운 환경의 친구들이었지만 당시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했던 친구들이라 젊은 시절에 왕성한 활동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삶의 모습들이었다. 당시 야학으로 공부를 함께했던 친구들의 오늘날의 모습을 보면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닌 자랑스러운 친구들이다. 그런 친구들인데도 세월에는 장사 없다고 이제 하나 둘 병원 신세도 지고 너나 할 거 없이 건강을 제일 큰 문제로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다. 어느새 세월이 그렇게 흘렀다. 열심히 살아온 것이 전부인데 이제는 그런 흔적마저 하나둘 퇴색되는 느낌이 들어서 허망함까지는 아니라도 뭔가 한쪽 구석이 쓸쓸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병원에 도착을 하니 1층 로비 옆 커피숍에서 장근이 상원이 장희 원직이 그리고 입원해 있는 친구 낙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반가움에 돌아가며 인사를 하고 환자인 낙주 친구를 보니 얼굴이 걱정했던 것보다는 많이 좋은 상태라 안도를 하면서 물어보니 힘든 고비는 넘겼고 이제는 항암 치료도 다 받았다고 한다.

친구들이 찾아오니 좋은가 보다. 역시 친구가 최고인가 보다. 이제는 살만해져서 하는 이야기겠지만 농담도 건넨다.

야! 그래도 처갓집 보증을 서준 거라 다행이지 다른 사람 보증 서줘서 이지경이 되었으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고는 웃는다. 웃는 모습을 보니 좋다. 건강할 때는 중요한지 알면서도 등한시 하는 것이 건강이다. 그러나 아프게 되면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 너나 할 거 없이 많은 사람들의 공통 사항이다. 말로만 외치는 건강이 아니라 정말 신경 쓰고 실천하는 건강이 필요한 것을 친구의 병문안을 통해 절실히 느끼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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