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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은 오랫동안 세계 각국에서 부(富)의 상징이었다. 중국 진시황은 소금 전매 수입으로 군대를 양성 했고,로마 역시 소금세로 전쟁비용을 조달했다. 봉급(salary)과 병사(soldier)라는 말이 소금(sal)이란 라틴어에서 나온 건 병사들 봉급을 소금으로 지급했던 까닭이다. 그런가 하면 선사시대 이래 소금 생산지는 교역의중심이었다. 6~7세기까지 작은 어촌이었던 베네치아가 10세기 이후 번창한 것도 소금 덕이다.

또 소금 때문에 수많은 교역로가 생겼는가 하면 전쟁과 혁명도 일어났다. 마크 쿨란스키가 쓴 책 '소금'에 따르면 신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 유럽의 무역은 제노바와 베네치아의 소금 패권에 좌우 됐고,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독립전쟁의 원인 중 하나도 실은 소금이라고 돼 있다.

소금이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은 소금 없이 사람이 살수 없을 정도로 생존의 필수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다. 체액 속 염분(0.9%)이 부족할 경우 산소 공급이 제대로 안돼 피로해지고 심하면 전신 무력상태에 빠진다. 또 소금 속 요오드의 결핍은 갑상선 확대와 함께 신경과민,심장 박동 이상,근육 약화를 유발한다. 용도 또한 다양하다. 치료는 물론 생활속에서 활용할수 있는 알려진 이용법만 1만4천여 가지에 이른다니 놀랍다.

소금은 자연현상으로 만들어진 암염과 바닷물에 들어 있는 약 3%의 염분을 증발 농축시켜 만든 천일염으로 나뉜다. 암염이 없는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제염(製鹽) 을 통해 소금을 얻었다. 바닷가에서 갯벌, 바닷물, 햇볕, 바람, 즉 염전을 이용해 소금을 만들어온 것이다.

제염은 크게 '자염법'과 '천일제염법'이 있다. 자염법은 1907년 천일제염법이 도입되기 전까지 적용된 기술로, 소금기를 머금은 갯벌을 갈아엎고 부순 다음 흙을 햇볕에 말리고 바닷물을 끼얹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렇게 만든 함토에 바닷물을 부어 얻은 함수를 가마에 끓이는 기법이다. 문화재청이 어제(8일) 우리만의 소금 만드는 전통기술'제염'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했다. 아리랑, 제다(製茶), 씨름, 해녀, 김치 담그기와 함께 ‘한국의 전통문화’반열에 오른 것을 환영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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