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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미북정상회담의 의미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출범 초기부터 외쳤던 한반도 운전자론이 마침내 가시적 성과를 올렸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초청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만나는 시기는 5월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니까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셈이다. 과거의 경우를 보면, 미국의 전직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 수뇌부를 만난 적은 있어도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 권력자를 만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특사 자격으로 과거 북핵위기 때 김일성을 만났고, 클린턴 전 대통령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위해 북한을 방문한 바 있었지만, 현직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문재인 정권의 중재 외교는 분명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전쟁 위기로 치닫던 한반도의 상황은 이제 통제가 가능한 상태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 문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것도 역시 사실이다. 즉 전쟁위기는 넘겼지만, 앞으로 한반도 정세 특히 남북관계는 우리의 입장에서 더욱 걱정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미북정상회담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는 모르지만, 미국이 북한의 대화제의를 수락한 것을 보면 아마도 북한이 ICBM 개발 중지 카드를 던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기에 부수적으로 북한 억류 미국인의 석방 등을 제시했을 수도 있겠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ICBM 개발의 중단을 제시함으로서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냈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비핵화도 언급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혼돈해서는 안되는 점이 있다. 과연 북한이 자신들이 개발한 핵무기를 포기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ICBM의 개발 중단과 핵 포기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둘은 엄연히 다른 두 존재다. 그래서 북한은 ICBM 개발 포기로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거둬들인다는 조건으로 자신들의 핵무기는 그대로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조건을 내세워 시간을 끌며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국제제제 완화를 노릴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또한 북한은 ICBM 개발을 포기하고, 핵은 나중에 없앨 테니, 그 댓가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도 있다. 주한미군 철수는 미북간의 평화협정과 함께 북한이 주장하는 군사적 위협, 적대시 정책 폐기와 체제 안전의 핵심 요소다. 미국도 차선책으로 북한의 이런 속셈을 알면서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미국은 ICBM 개발 철회를 통해 자신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장기적 과제로 남겨둔다는 식으로 넘어가면, 북한은 핵 포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미국은 생존의 위협을 제거했다는 미북간의 윈-윈 게임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만일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 우리의 입장과 일본의 입장이 아주 곤란해진다. 우선 우리의 입장을 보자면, 우리는 핵을 이고 사는 꼴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주한미군까지 철수하게 되면, 정말 그 다음의 상황은 어떻게 돌아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일본이 골치 아픈 이유는, 만일 사태가 이렇게 돌아가면 자신들이 중국과 북한을 막는 최전선의 역할을 떠맡게 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은 이런 측면에서는 ‘곤혹스러움’이라는 같은 배를 탄 셈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황 초래된다면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북한의 ICBM 포기에 만족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방법이란, 한국과 일본이 동시에 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즉, 단시간 내에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우리와 일본이 동시에 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나서면, 핵도미노를 두려워하는 미국의 입장에선 ICBM 개발 포기에 만족하지 않고 북한의 비핵화를 밀어붙일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미북간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우리가 가진 상식선에서의 대화가 오가기를 바란다. 그래야만 미래가 예측가능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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