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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매화가 피었다는 화신이 전해진 것은 지난 1월초였다. 폭설 속에 핀 매화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요즘은 매화가 남해를 건너와 순천 선암사나 하동 섬진강변의 마을, 그리고 남명 조식의 유적인 산천재에서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렸다는 소식이다. 강추위와 폭설도 계절의 변화에는 별 도리가 없는 모양이다.

섬징강을 따라 자리 잡은 전남 광양, 구례, 경남 하동은 이 맘 때면 꽃 대궐로 변신한다. 그중전남 광양은 매화가 가장 흐드러지게 피는 고장이다. 매화 마을은 물론 옹기종기 모인 마을 뒷산까지 하얀 눈이 내린 듯 변한다. 시선을 두는 곳마다 눈이 호강한다. 마음은 또 꽃처럼 화사해진다. 그리고 저절로 행복에 빠진다.

그곳에 조지훈의 시비가 서있다. “매화꽃 다 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치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눈을 감아라/ …보내고 그리는 정도/ 싫지 않다 하더라.” 수많은 시인 묵객들처럼 조지훈도 매화를 사랑했다.

올해는 꽃소식이 예년보다 약간 늦어 아쉬움은 있지만. 벌써 거제와 남해 일대의 동백은 붉은 볼을 내밀었다. 곧 산수유와 생강나무, 유채 꽃밭도 미풍에 넘실거릴 것이다. 남쪽에서 시작한 봄꽃은 하루에 ‘30㎞씩 북상’한다고 하니 머잖아 중부지방에 당도 할 듯 하다.

꽃의 절정기는 개화 후 7~10일이다. 이달 중순부터 봄꽃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개막된다. 매화는 전남 광양(18~25일)과 경남 양산(17~18일), 산수유꽃은 전남 구례(18~25일)와 경북 의성(26~4월 3일), 유채꽃은 제주 서귀포(4월7~15일), 이천 백사 산수유축제(4월7~9일) 진달래는 전남 여수(3월30일~4월1일) 고려산 (4월14~22일) 등에서 열린다. 국내 최대의 벚꽃 잔치인 진해군항제, 하동 화개장터 십리 벚꽃길축제,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는 4월 초에 시작된다.

봄에 피는 꽃은 작고 연하지만 생명력은 강하다. 고운 꽃들을 일제히 피워 올리는 기운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풀·나무마다 움을 틔우는 과정은 제각기 다르지만 생명력의 오묘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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