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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새가 물고 온 단상

 

새가 물고 온 단상

/김도연


어두운 밤

심연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단상(斷想)처럼

새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별빛 하나를 물고 왔다


문득

아침밥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을 건너

하얀 쌀을 씻었다


-김도연 시집 ‘엄마를 베꼈다’


 

 

 

문득 생각이 뇌리를 스칠 때가 있다. 먼 우주에서 날아온 별빛처럼 반짝 빛날 때가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밤, 심연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단상 같은 그것은 우리가 간절하게 갈구하고 있는 어떤 바람에 대한 응답이다. 그대로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길 위에 환하게 켜지는 방향 등이다. 우리는 때로 무엇인가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만난다. 그러나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부딪치며 골몰할 때 그러한 순간을 만난다. 그리하여 바위처럼 단단히 고정되어있던 생각의 틀이 깨지고 새 한 마리 날아든 듯 마음 가벼워지는 것인데 엄습했던 어둠이 깊을수록 아침은 더 밝고 새로운 것이다.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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