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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눈… 언 땅 뚫고 내가 왔소! 봄

김경희(자연요리연구가) 추천제철 요리-5

 

초아흐렛날 무방수날엔 고추장 담그기 제격
콩 발효식품으로 영양가 더한 매력적인 식품

 

쑥·냉이·달래 등 봄나물엔 비타민 A 풍부
콩가루 섞은 쑥국엔 모시조개가 더 궁합

서해엔 쭈꾸미가 조금씩 잡히기 시작
동해안에선 살 오른 대게와 해조류 맛 절정


겨우내 동면하던 봄 기운이 차분해진 바람결을 타고 몰려 나와 이골목 저골목을 기웃거리고 다니기 시작했다. 거친 겨울의 간난신고를 참아내고, 한 뼘 한 뼘 언 땅을 녹이고, 기어이 봄은 왔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 마저 잃었을 때에도 온다. 더덩실 꽃햇살을 업고 수많은 야생화가 우리 산과 들과 내를 따라 피어나고, 숨어 있던 여린 새싹들이 여기저기서 빼꼼 머리를 내밀며 봄은 그렇게 소리 없이 사뿐사뿐 온다. 때론 겨울보다 더 혹독한 꽃샘추위가 오기도 하지만 오는 봄을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이렇게 더디게 온 봄은 또 삽시간에 가 버리고 말 것이다. 청춘이 짧기에 소중한 것처럼 봄또한 그러하다. 봄이라고는 하나 절기상 아직도 정월인 3월 초순은 장담그는 계절이기도 하다. 햇빛은 맑아도 찬기운이 뚝뚝 뜨는날, 정월장을 담그는 엄마손은 소금물에 푸르게 얼어 있곤 했었다.3월에는 동면하는던 벌레가 봄기운에 놀라 나온다는 경칩이 들어 있고, 음력 2월 초하룻날은 농사일이 시작되면서 머슴들을 배불리 먹이고 대청소를 하기 때문에 중화절 또는 머슴날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초아흐렛날엔 고추장 담그기 좋은 무방수날이 들어 있다. 고추장은 콩 발효식품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양념으로 보리로 엿기름을 내고 그 엿기름에 찹쌀을 삭혀 조청을 끓여 단맛을 낸다. 여기에 구수한 맛의 메주가루가 콩 발효식품의 영양가를 더하고 고춧가루의 톡 쏘는 맛과 향, 그리고 붉은 빛이 매력적인 음식 고추장을 담그는 달이 3월이다.

 


■ 3월의 제철 음식 재료

언 땅을 뚫고 나온 새싹은 일생 중 영양이 가장 풍부하다.

보드라운 여린 잎을 뜯어 앞니로 살짝 깨물면 연두빛 엽록소가 향기롭고 달콤하고 연하고 즙이 풍부하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먹을 게 부족했던 이맘 때, 양지바른 언덕의 풀을 뜯어다가 된장을 풀어 향긋한 나물국을 끓여먹었다.

봄이 되면 가장 먼저 잎을 올리는 야생초는 쑥, 냉이, 달래다. 비타민A가 풍부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봄철에 잘 어울리는 야들야들한 봄쑥을 넣고 끓인 국 중에서 통영의 도다리쑥국이 유명하다.

멸치다시마육수에 된장을 엷게 풀어 간을 맞춘 후 콩가루 한 스푼으로 고소한 맛을 낸 쑥국에는 맛이 강한 바지락조개 보다 모시조개를 넣으면 잘 어울린다.

여수 금오도의 방풍나물도 된장이나 초고추장에 무쳐 먹는 봄나물이고, 거문도의 해풍쑥도 이 계절에 나온다.

청도의 미나리, 서산의 달래, 해남의 세발나물, 제주도의 유채잎과 목포의 보리순 넣고 끓인 홍어애탕도 이 달의 별미다.

바다에서도 계절이 바뀌는 달이 3월이다. 중부 이북지방의 바다는 4월이 돼야 본격적으로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어류들이 나타나지만, 남쪽에서는 농어와 꽃게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또한 산란직전의 조기와 1, 2월 금어기를 끝낸 도다리의 조업이 시작된다. 따라서 남쪽 해안지방의 도다리 쑥국도 제철을 맞는다.

멸치다시마 육수에 된장을 풀어 간하고 여기에 문치가자미를 넣어 끓이다 대파, 마늘, 청·홍고추를 넣어 한소끔 끓인 후 마지막에 쑥을 넣어 주면 쑥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서해에서는 쭈꾸미가 조금씩 잡히기 시작하고 간재미나 우럭이 아직은 대세다.

같은 연골어류인 홍어는 몸에 요소를 가지고 있어 발효 과정을 가질 수 있지만 간재미는 신선한 맛으로 뼈째 씹히는 오돌오돌한 식감과 찰진 맛으로 먹는 이 철의 생선이다.

충청도 장고항에는 이맘때만 먹을 수 있는 실치가 제철을 맞는다.

실치는 여러 야채를 넣어 초고추장에 무쳐 먹기도 하고 깻잎을 썰어 넣고 전을 부치기도 한다.

삼척, 울진, 영덕 등 동해안에서는 살이 오른 대게가 절정을 이루며 미역과 곰피, 톳, 다시마 등의 해조류들도 제철에 접어 든다. 생미역으로 국을 끓일 때는 광어나 바지락 등 해물을 넣어야 더 짙은 바다의 향을 느낄 수 있다. 톳으로 만든 국은 모자반국, 미역새국과 함께 제주도의 대표적 별미로 봄국을 꼽을 수 있다. 톳은 바다에서 건져올린 칼슘덩어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중년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

또한 중금속 배출에 도움이 되는 알긴산이 풍부해 황사가 부는 봄철에 꼭 필요한 식품이다. 된장을 푼 톳국에 청양고추를 다져 넣으면 칼칼한 맛이 그만이다. 톳밥으로 즐겨도 좋다.

▲ 전통장 담기

● 재료 :콩 7.2㎏(메주 5.5㎏), 천일염 4㎏, 생수 20ℓ, 대추·숯 두세조각, 꿀 적당히, 25~27ℓ 항아리

● 순서

1. 2~3일전 소금물 풀기(소금에 따라)

2 항아리 소독(달군 숯 넣고 꿀 넣어서 뚜껑 덮기)

3. 항아리가 식으면 잘 닦은 메주를 넣는다.

4. 소금물을 가만히 붓는다.

5. 대추, 고추, 깨, 달군 숯을 넣는다.

6. 뚜껑 덮은 뒤 3일 후 뚜껑 열고 볕과 바람을 쬔다.

(50일~60일)

■ 함께 만들어봐요

 


▲ 간재미무침

● 재료 : 간재미 500g(밑간: 식초 1컵, 설탕 ⅔컵, 매실청 1T, 소금 ½T), 막걸리 1병, 오이 반개, 무 ⅓개, 더덕 1개, 식초 4T, 설탕 4T, 소금 1T, 미나리, 청·홍고추 1개, 참기름·통깨 약간씩, 고추장양념(고추장 1T, 고운고추가루 ½컵, 설탕 2T, 다진마늘 1T, 3배식초 1T, 물엿 2T, 레몬즙 ½개분, 진간장 1T, 꽃소금 ½T, 다진생강 ½T)

● 순서

1. 간재미는 결 반대로 5㎝ 길이로 썰어 막걸리에 1시간 정도 담가 건져 막걸리를 꼭 짜 놓는다.(밑간 재료에 5~6시간 재운 후 고슬하게 꼭 짜기도 한다.)

2 오이는 속을 빼고 무와 같이 새끼손가락 굵기의 3㎝길이로 썬다. 무는 물엿에 재워 물기를 뺀다.

3. 더덕은 껍질을 벗겨 살짝 두들겨 굵게 찢어 준다.

4. 오이와 더덕은 식초,설탕 소금에 재워 절여지면 물기를 꼭 짠다.

5. 미나리는 다듬어 씻어 줄기부분만 3㎝길이로 썰고 고추는 어슷 썰어 씨를 뺀다.

6. 양념고추장을 만들어 간재미를 먼저 버무리고 나머지 양념으로 채소를 무쳐 잘 혼합하여 참기름, 통깨로 마무리한다.


 


▲ 봄동사과겉절이

● 재료 : 봄동 200g, 부추 50g, 오이·붉은고추 1개씩, 사과중간것 1개, 겉절이양념장, 멸치액정 ⅓컵, 다진마늘 2T, 고추가루 5T, 설탕 1T, 통깨 2T, 참기름 ½T, 식초 ½T, 다진생강 1T, 배즙 1T, 무즙 1T, 양파즙 1T, 소금 약간

● 순서

1. 배, 무, 양파즙에 고추가루 불리고 모든재료 잘 섞는다.

2. 봄동은 알맞은 크기로 손으로 뚝뚝 잘라 찬물에 담가 싱싱하게 둔다.

3. 부추는 씻어 5㎝길이로 자르고 오이는 동그랗게 썬다.

4. 사과는 나박썬다.

5. 볼에 물기를 뺀 봄동과 채소를 넣고 양념장을 끼엊어 버무린다.



 

■ 김경희 약선 자연요리 연구가 프로필

- 인천대, 관동대, 상지영서대 약용식물 발효자연요리 강의

- 가회한정식 운영 - 전통장 아카데미 원장

- 김경희의 쿠킹스쿨 원장 - 약용식물하남시교육원장

- 반찬카페 미담스튜디오 대표 - 한식조리기능사(다락원) 집필

/정리=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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