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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네…

 

평소 자주 통화를 하는 ‘긍정’의 전도사인 존경하는 선배님은 행복이란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사람 스스로가 지나치게 욕심을 가지게 되면 ‘행복’이란 존재는 더 멀리 도망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은 사소한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은 주변에 많이 있는데 사람이 그걸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곳은 산책하기 너무나 좋은 전원도시이다. 가끔 산책로 근처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 한 권을 집중해서 읽을 때마다 진정으로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의 포만감을 맛보게 된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스스로 행복하다면 그것은 인생의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는 것, 관심이 있는 것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보이지 다른 것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늘 중요하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것만 보이고, 진실로 필요한 것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티벳의 ‘해탈의 서(序)’에 나오는 속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것이 있다. 세상의 일상 속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해서 그 무엇이 금방 없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이 속세(俗世)의 불행들이 이어지고 있는가를 최근 많이 보고 있다. 행복은 간단하다. ‘성취가 불확실한 행복을 좇기보다 내 스스로가 행복한 것을 찾아가는 지혜’야말로 지금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걱정을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주 작은 것이다. 어차피 사람의 인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짐꾼과 같은 것이라 사소한 걱정보단 지혜로운 해결이 중요한 것이다.

‘소확행’(小確幸)이란 것이 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뜻이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등장하는 말이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이라고 했다. 그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없는 인생이란 퍼석퍼석한 사막과 같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소확행’은 일상의 작지만 성취하기 쉬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 또는 그러한 행복을 말한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2018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 ‘소확행’이 선정되었다. 이제 우리는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복잡한 세상의 일상에서 소시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이 유행하는 이유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그야말로 작은 것에서 ‘의미’를 찾으면서 ‘행복’을 스스로 맛보는 것이다. 개인서류나 자료 정리, 휴대폰 생활정보 앱 설치, 컴퓨터 자료 체계적 정리, 휴대폰 불필요 연락처 삭제, 카드 홀더, 휴대폰 케이스, 미용품 등 소소한 신변 용품 챙기는 것, 하루 몰아서 하는 집안 청소, 수첩에 빽빽이 적혀있는 약속들을 체크해보는 것들도 행복일 수 있다.

이뿐인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생활지식을 확보해서 주변에 같이 지혜를 나누는 생각들, 자택으로 귀가했을 때 가족들이 반갑게 맞이할 때 느끼는 가족애, 동네 작은 술집에서 ‘혼술’을 할 때 불현듯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수첩에 적는 것 등 작은 것에서 느끼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갖게 되었을 때 소소한 일상 속 작은 행복감으로 다가온다. 불확실한 행복을 좇기보다 앞에서 바로 성취할 수 있는 행복이다.

남에겐 의미 없지만 나에겐 행복으로 다가오는 것, 그것은 늘 마음의 평상심을 갖게 한다. 바로 사소한 일상 속의 확실한 소시민의 행복이다. 그 중 가장 작지만 큰 행복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은 축제다. 왜냐하면 축제는 인류가 ‘작지만 확실한 사람의 행복’을 고민한 가장 오래된 느슨한 공동체의 놀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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