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시론]남북적십자, 이산가족상봉 합의에 즉각 나서라

 

28~29일, ‘2018 동아시아적십자사 지도자회의’가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회의는 국제적십자사연맹과 중국적십자사(홍콩특별지사) 주최로 열리게 된다. 이 회의에는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 일본, 몽골의 적십자사 대표 등이 참여한다. 이 회의에 참석한 동아시아 지역의 각국 적십자사 대표들은 재난위험의 경감, 청소년의 지원 등을 의제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동아시아적십자사 지도자회의는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회의를 통해 남한 적십자사와 북한 적십자회의 대표가 만나기 때문이다. 남북적십자 대표들이 이번 회의에서 만나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오는 4월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요, 다른 하나는 인도주의 활동 보장의 국제적십자운동원칙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의 남북합의 이후 그동안 이산가족상봉합의문제가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의제합의 때까지 남북적십자는 이산가족상봉문제를 그대로 놔두고 말 것인가. 또한 남북적십자가 인간존엄성의 존중을 가장 중요시 되고 우선시 되어야 할 정신을 추구하고 있다면,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중단된 남북이산가족상봉재개를 마냥 기다리는 것이 과연 적십자운동의 책무란 말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계속 이산가족상봉의 재개를 북한에 제의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10·4 남북정상선언 10주년 기념행사’에서도 이산가족상봉에 나설 것을 북한에 촉구했다. 지난 3월7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제는 북한의 입장이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7월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제안했고, 지난 1월 고위급회담에서도 이를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이산가족상봉문제를 2016년 4월 발생한 해외 북한식당 여종업원 집단 탈북 문제와 연계시키고 있다. 이들을 남측이 납치했기에 송환부터 먼저 해야 이산가족상봉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남측으로 왔기에 이미 법적으로 이들의 송환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남북이산가족문제 해결의 역사를 돌이켜 보자. 남북적십자는 1985년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의 교환방문을 실시하는 데 합의한 후 이를 최초로 실행했다. 그 이후 2015년 10월까지 20차례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실시해 이산가족상봉의 남북인원은 1988년부터 등록된 이산가족상봉 신청자의 13만1천447명 중 겨우 1만9천928명(4천185가족)에 불과할 뿐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산가족상봉 신청자 중 7만2천762명이 이미 사망했다는 점이요, 나머지 상봉신청자의 5만8천685명 중 80대 이상이 전체의 64.7%에 달하는 3만7천966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이산가족상봉문제가 이젠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아주 시급한 해결과제라는 사실을 말해 준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이 얼마 없는 것이 바로 남북이산가족상봉의 합의문제이다.

그렇다면 남북적십자는 이번 동아시아적십자사 지도자회의를 기회로 남북회담을 가져야 한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남북적십자회담을 가져야 한다. 이미 남북적십자는 1971년 살벌한 냉전기에도 회담을 시작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남북적십자는 회담을 열면서 1985년 대립기에도 분단사상 처음으로 남북이산가족상봉의 물꼬를 트지 않았는가. 더구나 2000년 두 번, 2001년 한 번, 2003년 세 번 외에 2002년-2007년 동안 매년 두 번씩 남북이산가족상봉이 이루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지금에서도 남북적십자는 회담을 갖고 이산가족상봉합의를 즉각 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동아시아적십자사 지도자회의의 기회에 남북적십자사는 회담을 갖고 전격적인 이산가족상봉 합의에 나올 기대를 해본다. 이런 기대는 국제적십자의 흰바탕에 새겨진 붉은색 십자가의 상징에 담겨진 숭고한 인류애의 정신을 남북적십자사가 추구하고 있는 것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바로 “모든 사람은 형제이다!”라는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