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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세월호 추모공간과 사회적 합의 과정

 

“안산시 시민들의 휴식공간에 추모공원건립은 마땅한 일이 아니라는 시민의 의견을 드립니다”, “화랑유원지는 안산의 대표 공원으로서 안산시민이 가족과 함께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유를 즐기는 공간입니다. 그런 곳에 납골당이라니요. 우리나라 정서와 전혀 맞지 않는 조성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안산시청 시민참여 자유게시판에는 이와 같은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 및 봉안시설에 반대하는 글이 100여 개가 넘게 올라왔다.

이러한 반대의 글에서 희망을 보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4·16은 정말 가슴 아픈 일입니다. 안산시민의 한사람이며 자식을 키우는 엄마인 제가 왜 그 아픔을 모르겠습니까, 밤을 지새우며 같이 슬퍼하고 아파했습니다.”라는 내용이다. 게시판에 올라온 반대의 글 중 상당수는 이렇듯 슬픔에 공감하고 추모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추모공원이나 납골당의 건립은 반대한다는 의견이다.

슬픔과 추모에 공감하는 정서에도 불구하고 반대가 강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일부 언론의 부적절한 보도 내용에 있다. 안산시청 게시판에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에 관한 반대 글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언론보도가 시작되면서부터다. 당시 언론보도는 찬성과 반대라는 이분법적인 표현으로 갈등을 조장했으며,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납골당이라는 용어사용을 통해 이미 ‘서울추모공원’, ‘부산추모공원’ 등의 건립과정에서 나타났던 님비(NIMBY)현상을 안산시에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시민이 정확한 이해를 하도록 보도를 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정보의 전달은 시작도 하지 않은 추모공간 조성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일으켰으며, 사회적 합의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에 대해 확실하게 알아야 하는 것은 조성사업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합의는 지역 사회의 주인인 시민과 학생 등이 지역 공동의 번영을 이루기 위해 상호 신뢰와 협력에 기초하여 맺는 사회적 약속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서 주요한 정책이나 사업이 결정되고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인,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안산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도 주민 갈등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아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안산시청 홈페이지에는 ‘화랑유원지 내 추모공간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게시판을 통해 시민이 가질 수 있는 의문점에 대한 내용을 담은 Q&A, 추모공간 조성 추진경과, 해외사례 소개, 50인 위원회 구성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동안 수차례 진행된 시민 대토론회, 주민 경청회, 협의회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음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추모공간 조성에 대한 내용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안산시민과 함께 정하여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안산시는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사업을 통해 오늘날 지역사회에서 이루어내기 힘든 사회적 합의 과정이 진행 중이다. 그 과정의 결실이 부디 다가오는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추모하는 자리에서, 안산시민으로서 자랑스러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울 세월호 추모공간 조성 선언으로 나타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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