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홍콩아트바젤을 다녀왔다. 홍콩컨벤션센터는 중국 본토의 구룡반도와 홍콩의 가장 번화가인 침사추이를 마주보고 야경으로 유명한 빅토리아하버에 있다. 펼쳐져 있는 빌딩숲속에서 부채모양 건물은 멀리서도 눈에 띄인다.

비엔날레와 도쿠멘타가 현대사회의 현상을 나타내는 실험적이고 예술성 강한 미술 전시라면 아트페어는 그야말로 작품을 팔아야 하는 미술 시장이다. 피카소에서부터 데미안허스트까지 100년 사이에 탄생한 각종 미술작가 작품들을 한꺼번에 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을 구입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미술 잔치이다. 문도 열기 몇 시간 전부터 엄청 긴 줄이 서있는 걸 보면서 말로만 듣던 홍콩아트바젤의 열기를 짐작했다. 특히 주변 대형 건물 속에 있는 갤러리들은 때맞추어 대표 작가를 내세워 전시를 열어 상호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2007년 아시아 최고로 평가 받던 한국국제아트페어를 부러워 하며 만든 홍콩아트페어가 2010년 아트바젤이 주식을 60% 사서 2013년 아트바젤 인 홍콩으로 만들었다. 프랑스의 피악(FIAC), 미국의 아트 시카고(Art Chicago)와 함께 세계 3대 아트 페어인 아트바젤(Art Basel)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아트페어다. 스위스 바젤에서 40년 동안 6월에 4일간 개최를 통하여 세계미술계를 주도하며, 2002년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는 미주 지역을, 2013년 아트바젤 홍콩은 아시아 미술시장을 겨냥 하며 열었다.

제트기를 타고 왔다는 중국 갑부부터 유모차를 끌고 온 주부,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 세계각국에서 몰려온 예술가까지 한자리에 불러 모은 힘은 작품을 사지 않아도 페어 방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표현한 작품을 통해 시대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며 오늘날 가장 중요시 되는 사회적 가치를 읽어내고 세상의 흐름을 알아내는 현장 체험이다. 비엔날레에서 실험적 작업으로 표현한 대형 작품이 관람객이 집에 놓기 편하게 소품으로 제작된다. 더불어 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입하여 오랜 감상 후 그 가격까지 오른다면 고마운 일이다. 그 시대의 사회적 현상이 작가의 미학적 가치가 들어있는 작품으로 표현될 때 미술의 경제적 가치는 설명될 수 없을 만큼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다.

올해 6회인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in Hong Kong)은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도시로 홍콩을 변모시켰다. 3층 건물에 총 32개국 247개 갤러리는 갤러리즈, 인사이트, 디스커버리, 엔카운더, 캐비넷 총 5개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갤러리즈에는 올해 처음 참석한 갤러리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갤러리까지 자신들의 부스에 최상의 페인팅, 섬유미술, 조각, 설치, 비디오와 판화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자유로운 재료의 표현이다. 나름 창의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 필자의 화양연화 랜트큘러 작품과 비슷한 것이 나와 있을 뿐만 섬유로 표현된 다양한 표현성은 순수와 공예란 이분법적 사고는 현대미술에서 무의미 했다.

인사이트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주목 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고, 디스커버리즈에서는 신진작가들의 개인전을 만나볼 수 있다. 엔카운터는 대형 사이즈의 설치미술이 있다. 얼마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팔라초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데미안 허스트, 백남준, 자코메티, 오스트리아 궁전에서 본 아이웨이웨이 등 20세기와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작가들의 신작들이 한꺼번에 펼쳐 있어 자신의 작업 방향과 비교할 수 있는 소득도 얻었다. 홍콩컨벤션센터는 미술 행사인 홍콩아트바젤을 통하여 홍콩은 더욱 단단한 경제력을 확보하고 세계 속에서 명성과 지위를 얻고 있음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