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너희들과 함께 한다면 집 나간 입맛 돌아오리
4월 너희들과 함께 한다면 집 나간 입맛 돌아오리
  • 경기신문
  • 승인 2018.04.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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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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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자연요리연구가) 추천 제철 요리-6

쑥은 어린 싹일수록 향긋·약효 좋아
‘두릅·삼나물’ 불리는 눈개승마도 제철

필수 아미노산·타우린 많은 주꾸미
산란 준비하는 때로 낙지보다 맛있어

봄꽃 필 무렵 바다 멍게가 뭍으로 올라
멍게 사촌 미더덕도 ‘절정의 맛’ 더해


바람 섞어치는 비 맞아가며 꽃샘추위를 보내더니 드디어 꽃들이 피어 나기 시작했다. 겨우내 서랍장 속에 묵혀 뒀던 꽃무늬 스커트도, 장롱에 박혀 있던 화사한 봄 이불도, 창고속 모종 꽃삽도 꺼내 신춘의 광명을 하사하고 싶어지는 봄이다. 4월에는 삼월 삼짇날을 비롯해 청명과 곡우, 한식 등의 절기가 들어 있다. 음력 3월 3일은 강남 갔던 제비가 오는 날로 봄철 최대의 명절로 꼽힌다. 삼짇날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이 윤기가 나 물 흐르듯이 아름답다고 해서, 부녀자들이 앞 다퉈 머리를 감고 머리카락 끝을 조금잘라 부추처럼 머리카락이 잘 자라도록 부추밭에 묻었다는 재미난 풍습도 있다. 한식날은 나라에서는 종묘에 제사를 지내고 백성들도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다. 특히 이날은 지상에 있는 신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 일을 하지 않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한식날에 어떤 일을 해도 부정을 타지 않는다고 믿어 조상 묘의 봉분을 새로하고 묘를 이장하기도 했다. 한식은 말 그대로 찬밥이란 뜻이다. 새불을 만드는 날이므로 불의 사용을 금해 찬밥을 먹는 날을 한식이라 했다. 곡우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하므로 이날 비가 와야 농사가 잘된다고 믿었다. 또한 곡우 때 나물을 먹어야 좋다고 하는데, 이 때가 지나면 산나물이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 4월의 제철 음식 재료

꽃샘추위 가시고 날이 풀리니 입안이 헛헛하다. 노지에서 갓 캐낸 풋내나는 나물, 봄바다에서 길어 올린 도다리 등 제철 재료만한 명약도 없다. 이맘대 들판에서 나는 풀들은 먹지 못할 것이 없다.

명아주와 망초, 개망초, 벌금자리, 꽃다지 은 온실에서 나는 푸성귀보다 더욱 많은 영양과 기를 담고 있다.

산간 초입에 쑥쑥 자라는 쑥도 제철이다. 쑥은 서해안 해풍을 맞고 자란 쑥을 으뜸으로 치며, 어린 싹일수록 향긋하고 약효가 좋다.

식용과 약용으로 두루 쓰이는 쑥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고 스트레스와 피로회복에 효과적인데, 특히 생리통 등 여성 질환과 피부병에 좋다.

쑥은 쌀의 산성을 중화하므로 쑥떡이나 쑥밥등으로 요리를 하기도 하고 튀김이나 된장을 넣은 나물로도 훌륭한 요리가 된다.

머위잎 역시 이맘때 제법 자란다. 천식이 있어 기침을 하거나 암환자의 통증을 완화시키는 약으로 쓰일 정도로 약성이 있는 봄나물 중 하나이다.

머위 잎에는 방부효과가 있어 산나물을 염장할 때 함께 쓰면 곰팡이가 생기지 않으니 산나물로 장아찌를 만들 때 활용해 보도록 하자.

머위말고도 4월에 먹을 수 있는 새순으로는 두릅과 삼나물이라 부르는 눈개승마가 있다. 눈개승마는 울릉도가 원산지이지만 강원도에서 많이 재배를 하기 때문에 삶아 말려서 육개장에 고사리 대신 넣으면 맛있다.

4월 초순 대를 올리기 시작하는 고사리도 이 계절에 삶아 말리고, 생고사리로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므로 생고사리를 넣은 조기매운탕도 계절의 별미중 하나이다.

봄부추도 이맘때 싹을 올린다. 봄에 올라온 첫물 부추를 으뜸으로 치는데, 자른 흔적이 없이 잎 끝이 뾰족한 상태인 것이 첫물 부추이다.

기양초라 해 남성의 정력과 관련된 속설이 가장 많은 채소이고 부추의 아릴성분은 소화를 돕고 장을 튼튼하게 한다.

또한 부추열매는 구자라 불리며 비뇨기계질환의 약재로도 유명하다.

산에서는 봄을 더해 가지만 아직 노지의 밭작물은 빈약한 달이 4월이다. 마트에 지천으로 나와 있는 나물들은 시설재배에 의한 것이므로, 자연의 힘으로 키운 작물은 봄이 더 무르익어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자란다.

춘곤증으로 힘들어 하는 가족을 위해 비타민 식품인 봄나물을 요리해 먹는 것도 봄을 맞는 삶의 지혜중 하나이다.

4월을 대표하는 해산물인 주꾸미는 필수아미노산과 타우린, DHA를 많이 함유한 건강 식재료라 알려져 있는데, 4월이 되면 산란을 준비한다.

사실 문어, 낙지, 주꾸미 등 문어과의 어류 중 주꾸미의 맛이 가장 떨어진다.

문어처럼 깊은 맛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낙지의 보드레하고 쫀득한 식감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딱 한 철 주꾸미가 산란을 앞둔 이 시기만큼은 주꾸미가 낙지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리는 떼어내 회로 먹고 몸통은 익혀서 먹지만, 이맘때가 지나면 생으로 보다 숙회로 익혀 먹거나 샤브샤브로 먹는것이 좋다.

싱싱한 주꾸미는 몸통과 다리로 이어지는 부분에 황금색 반점이 두 개 있다.

주꾸미 샤브샤브 육수는 주꾸미와 철이 같은 바지락과 무, 배추를 넣어 시원하고 들큰하게 끓이고 청양고추를 두어 개 넣으면 칼칼한 맛이 난다.

서남해가 주꾸미로 봄맛을 누릴 무렵 경남 통영 일대에서는 바다의 꽃이라 부르는 멍게 채취가 시작된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호불호가 나뉘는 멍게는 중독성이 있는 식재료중 하나이다. 육지에서 봄꽃이 필 무렵 바다에서는 알맞게 자란 멍게가 뭍으로 오른다. 쌉싸름하고 진한 멍게의 맛이 입맛을 잃기 쉬운 이 계절에 안성맞춤이라 멍게비빔밥이나 회로 먹기도 하고 멍게젓을 만들기도 한다.

멍게의 사촌이라 부르는 미더덕도 4월에 절정의 맛을 낸다. 독특한 향을 내는 신티올 성분도 멍게와 비슷한 미더덕은 다른 요리에 맛과 향을 내는 부재료로 주로 쓰인다.

서남해의 갯벌지대에서는 바지락과 모시조개, 동죽과 같은 봄 조개들이 제철을 맞는다.

서해나 남해의 갯벌에 서식하는 조개들이 살이 올라 맛이 절정일 때가 대략 4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이다. 바지락탕이나 봉골레파스타 또는 바지락칼국수도 봄이 오는 길목에서 한 번 쯤 먹어줘야 서운하지 않은 계절의 별미이다.




 


■ 함께 만들어봐요

▲ 쑥갠떡

● 재료: 멥쌀가루 5컵, 설탕 1T, 생쑥 100g, 물 4T, 식용유 1T, 참기름 1T

● 순서

1.쑥의 5배 가량의 물을 준비해서 끓인 다음 물이 펄펄 끓을 때 쑥을 넣고 삶는다. 이 때 소금이나 소다를 1t 넣어 주면 쑥의 색이 선명해 진다. 손으로 문질러서 뭉그러질 때까지 삶는다.

2. 데친 쑥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3. 쌀가루에 갈아 둔 쑥을 넣고 고루 섞은 다음 중간 체에 내려 준다.(쑥가루 이용시 쌀가루 1컵당 쑥가루 1T를 넣는다.)

4. 쌀가루에 분량의 물, 설탕을 넣어 반죽한다.(오래 치댈수록 찰진 떡이 된다) 설탕은 쑥의 쓴맛을 중화하고 반죽이 갈라지는 것을 방지한다.

5. 반죽을 메추리알 두개 크기로 떼어내 둥글게 빚은 다음, 넓적하게 누르거나 식용유를 바른 떡살로 꼭꼭 찍어 모양을 낸다.

6. 찜기에 서로 붙지 않게 잘 안치고 김이 오른 솥에 15분 정도 찐다.

7. 떡을 쪄낸 다음에는 참기름1T와 식용유1T를 섞고 소금1T를 섞어 떡 위에 바른다.

● tip. 쑥을 반죽할 때 물1컵에 반컵의 설탕 비율로 시럽을 만들어서 뜨거울 때 넣어 익반죽한다.


 


▲ 멍게비빔밥

● 재료: 쌀·물 2컵씩, 멍게 20마리, 왕새우 5마리, 바지락 150g, 쑥갓·숙주미나리 100g씩, 달걀 2개, 미나리양념장(미나리 다진 것 2T, 간장 10T, 참기름 1T, 다진청양고추, 다진홍고추 ½개씩, 마늘 1쪽, 파, 깨소금 약간)

● tip. 비빔밥에 어울리는 고추장 만들기

1. 소고기 간 것에 불고기 양념(간장+설탕+다진파+다진마늘+참기름+깨소금+후추)

2. 두부를 팬에 바싹 구워 다진다.

3. 참기름 두른 팬에 양념한 소고기 볶다가 두부 구워 다진것과 고추장을 넣고 배즙을 섞어 가며 되직이 볶은 후 꿀을 넣는다.



● 순서

1. 밥은 분량의 물을 부어 약간 된밥을 지어 둔다. 멍게는 깨끗이 손질해 잘게 썬 뒤 양념장을 조금 덜어 넣고 무친다.

2. 바지락은 소금물에 해감한 뒤 살짝데쳐 잘게 다진다. 왕새우는 손질한 뒤 데쳐서 잘게 썰어 둔다.

3. 숙주와 쑥갓,미나리는 살짝 데친다.

4. 달걀은 황백지단을 부쳐 놓는다.

5. 손질한 야채는 바지락에 각각 양념장을 조금씩 넣고 조물 조물 무친다.

6. 밥 위에 멍게와 새우 야채 지단을 올린뒤 고추장에 비벼 먹는다./정리=민경화기자 mkh@

 

■ 김경희 약선 자연요리 연구가 프로필

- 인천대, 관동대, 상지영서대 약용식물 발효자연요리 강의

- 가회한정식 운영 - 전통장 아카데미 원장

- 김경희의 쿠킹스쿨 원장 - 약용식물하남시교육원장

- 반찬카페 미담스튜디오 대표

- 한식조리기능사(다락원)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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