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의 世上萬事]대수술 필요한 교육자치
[이준구의 世上萬事]대수술 필요한 교육자치
  • 경기신문
  • 승인 2018.04.1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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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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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자(大記者)

1991년 각 시도에도 교육위원회를 구성함으로써 교육자치제가 다시 시작됐다. 그래서 1991년 이후 교육자치제는 집행기관인 경기도교육청과 심의의결기관인 경기도교육위원회를 두어 종전의 합의제 집행기구에서 합의제 의결기구로 바뀌었다. 첫 번째 교육위원은 시군의회의 추천으로 광역의회에서 투표로 선출했다. 주민대표성 확대를 위해 학교운영위원들이 뽑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교육위원 일몰제로 교육위원회가 폐지되고 말았다. 교육자치는 27년 간 무늬만 자치였지 하나도 이뤄진 게 없이 퇴보만을 거듭한 것이다.

교육의 상급기관인 교육부도 마찬가지다. 각 대학에 정시모집을 늘리라는 무언의 압력에서부터 학업 성취도 평가, 교원 평가, 학교 폭력, 학생부 기재 지침과 같은 중앙집권적인 지시 일변도다. 교육자치제는 교육 행정의 지방 분권을 통하여 주민의 참여 의식을 높이고 각 지방의 실정에 맞는 적합한 교육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교육 제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선언적인 의미일 뿐 아직도 우리나라의 교육체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중앙집권적 방식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시도 교육청마저도 초중고교에 대한 간섭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교육자치 27년이 지났지만 변한 건 없다. 학교와 교사와 학생들의 의식만이 시대변화에 따라 달라졌을 뿐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실종된 교육자치의 무용론이 제기된 지 오래다.

그동안 교육자치제도를 잘 살리지 못하고 제도의 모순으로 인해 자치를 거부한 결과다. 정부의 책임 또한 크다. 교육자치를 실시하려는 생각을 뒤로 하고 오히려 중앙집권적 사고의 틀에서 탈피하지 못했다. 교육과정과 체제, 입시제도, 학생 및 교원 평가방식, 특정학교의 설립과 운영에서부터 온갖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간섭한다. 그래서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가 대학을 제외한 초중고교의 보통교육 부분의 모든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교육청에 이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렇게 됐을 때 교육자치제가 굳건해지고 나아가 진정한 학교단위의 자치로까지 발전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자치를 실시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학교체제, 교육과정 편성, 교원인사제도가 중앙정부 주도 아래 획일적인 지침에 의한다든지, 똑같은 평가방식과 똑같은 방법으로 대학진학을 결정한다는 것은 교육자치가 아니다. 통제의 틀에 갇혀 중앙정부에 예속된 행정기관이나 다름없는 것이 학교일 뿐이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미래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교육부문에서의 자치는 일반행정자치에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역 주민을 대표한 교육감이나 지방의원들이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교육과정이나 내용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도 교육위원 선출제도의 부활을 검토해야 한다. 교육정책에 대해 의견을 반영할 대의기구도 없이 교육자치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교육에 관한 전문적인 문제도 자기 지역의 광역의원이 시·도의회의 교육상임위원이 아니면 의견전달이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는 6월13일 동시에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는 관심 밖이다. 교육감을 뽑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당 소속도 아닌데 그들끼리 보수와 진보를 나누어 후보 단일화를 하려 한다. 유권자는 더 헷갈린다. 헌법 31조 4항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이 정치적·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교육감 선거제도는 이것을 교육감은 정당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으로 해석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평생 정당인으로 활동하다가 1년 전에 탈당하면 그만이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정당추천제나 러닝메이트제를 들고 나온다. 어차피 교육감 후보들도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헌법 31조4항의 규정도 이번 개헌의 기회에 손을 보면 어떨지. 교육부장관은 정당인도 할 수 있는데 왜 교육감은 정당인이면 안 된다는 논리는 어찌 설명할지. 어떻든 교육자치는 이대론 안 된다.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식물인간으로 남을 교육자치의 회생방안을 정치권과 국민 모두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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