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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백남준과 다다익선

‘미디어 아트’가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대중적 개념을 내포한 현대 예술로 자리 잡기 까지는 백남준이라는 거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60년대 플럭서스 운동의 중심에 있으면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현대예술과 비디오를 접목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첨단 미디어인 TV를 이용한, 지금껏 없었던 보다 다양한 양식이 뒤섞인 새로운 시각적인 예술을 선보인 그가 지금까지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로 추앙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74세의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선보인 작품도 셀 수 없이 많다. TV 정원(TV Garden), 달은 가장 오래된 TV다(Moon Is the Oldest TV), TV를 위한 선(Zen for TV), TV붓다(TV buddha), 엄마 (Ommah), 굿모닝 미스터 오웰 (Good Morning, Mr. Orwell) 등등. 그중 굿모닝…은 1984년 뉴욕과 파리, 베를린, 서울을 연결하는 최초의 위성중계 작품으로 발표하여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도 세계유수의 미술관엔 그의 작품들이 당당히 예술성을 과시하고 있다

미디어아트를 창안한 백남준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형상화한 대표작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다다익선(多多益善)을 꼽는다. 이 작품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한국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와 국립현대 미술관의 자존 확립을 위해 10월 3일 개천절을 의미하는 1003대의 TV수상기를 18m높이의 5층 탑 형태로 쌓아 올려 만든 대작이다. 제목은 물건이 아니라 수신의 절대 수 즉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을 은유적 표현한 것 이다.

다다익선은 지난 1988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본관 입구에 설치돼 30년째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8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고 한다. 점검 결과 ‘계속 가동할 경우 화재나 폭발 위험이 있는 누전상태’란 판정이 나서다. 거기다 5인치 모니터를 비롯한 주요 부품들이 단종돼 응급수리도 불가능, ‘철거’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했는데, 기사회생의 묘안은 정녕 없는 것일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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