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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움직이는 에너지 표현”

경기도미술관 벽에 ‘그을음의 악보’ 그린 크리스티앙 자카르

 

1960~70년대 프랑스서 회화 해체 움직임

‘쉬포르 쉬르파스 예술운동’ 중심에서 활동

벽에 송진을 바른 후 불로써 그을음 남겨

50m×90m 가득 촘촘히 채운 패턴 압도적

“해방으로부터 새롭게 창조된 회화 감상”


 

예술은 시대의 요구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한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까지 프랑스의 사회적 변화는 미술계에도 영향을 미쳤고, 하얀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려내는 기존의 회화를 해체하는 쉬포르 쉬르파스 예술운동이 널리 퍼졌다.

이로 인해 회화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함께 창조적인 변화를 꾀하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 출신 크리스티앙 자카르는 쉬포르 쉬르파스 예술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했던 작가다.

그는 불꽃을 통해 인간세계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표현하고자 했고, 캔버스를 벗어나 벽을 통해 그 형상을 구현했다.

작가는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나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창조하고자 했다”라며 “삶과 죽음, 밤과 낮 등 대비되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독특한 검은색을 쓰고 싶었고, 고민끝에 발견한 것이 송진이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림이 된 벽’ 전시는 캔버스를 넘어선 회화의 다채로운 방식을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크리스티앙 자카르 작가의 작품은 넓이 50m, 높이 9m 규모로,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작가는 벽에 송진을 발라 불을 일으켜 그을음을 남긴다.

그로 인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패턴은 벽을 빽빽히 채우며 리듬감있는 추상회화로 재창조된다.

“인간의 삶은 분산되는 에너지로 인해 움직이고, 이 원리에 굴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불꽃을 통해 분산되는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 작가는 검은 그을음으로 전시장 벽면을 촘촘히 채웠다.

1939년생인 작가는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중 가장 나이가 많지만 그의 ‘그을음의 악보’ 작품은 여느 작품들보다 활력과 생동감이 느껴진다. 해체를 통해 변화를 꾀하고자 했던 쉬포르 쉬르파스 정신은 현재까지도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창조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티앙 자카르 작가는 “그을음의 흔적이 집약된 내 작품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표현이 담겨있어 보는 이에 따라 각각 달리 해석될 수 있다”라며 “해체와 해방으로부터 새롭게 창조된 회화를 이번 전시에서 즐기고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6월 17일까지 이어진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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