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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정상회담 선물

정상간 회담에서 빠지지 않는 의식 중 하나가 선물 교환이다. 국익을 위해 건네는 이 같은 선물 속에는 남다른 친밀감이 담겨 있기도 하고 드러내지 않았던 섭섭함이 전해지기도 한다. 때때로 정상들이 주고받는 선물 때문에 뜻하지 않은 외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메르켈 독일 총리가 2007년 3월 퇴임을 앞둔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 선물한 18세기 머그잔으로 인해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것이 대표적 예다. 머그잔엔 1799년 오스만 투르크 군대가 나폴레옹에게 패한 역사가 묘사되어 있었는데 터키 정부가 발끈, 외교 갈등으로 비화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상이 주고받는 선물에는 이렇듯 복잡한 배경이 얽혀 있어 선택에 매우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라마다 기준이 달라 어떨 때는 선물 받는 나라가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중국의 판다외교가 대표적이다. 판다는 유네스코 등록 희귀종이어서 받는 나라가 소유권을 갖지도 못한다. 15년간의 임대가 끝나면 돌려보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관리비도 매년 100만달러씩 중국에 내야한다. 지금까지 중국이 판다를 선물한 14개국인데 모두 마찬가지다.

보석으로 상대 정상을 당황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은 2003년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에게 9만550달러(약 1억원)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세트를 선물해 수행원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 간에도 회담 때 마다 선물이 오고 갔다. 2000년엔 김대중 대통령이 진돗개 2마리와 국내방송이 수신되는 60인치 TV 1대, VTR 3세트, 전자오르간 등을 선물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자연산 송이로 화답했다.

2007년 때도 노무현 대통령은 경남 통영의 나전칠기로 만든 십이장생도 8폭 병풍과 무궁화 문양의 다기 및 접시, 전남 보성 녹차와 배우 이영애씨의 팬 인점을 고려, 김 위원장을 위해 이씨가 사인한 드라마 ‘대장금’ DVD를 선물 했다.

오는 27일 10년 6개월 만에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 회담에서도 선물이 교환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이 담긴 선물 이외에 한반도의 평화가 깃들 ‘통큰 선물’ 교환을 기대해 본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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