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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자매결연(姉妹結緣)

‘서로 관계를 돈독히 한다’라고 하면 제일 먼저 ‘결연’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불교에 기원을 둔 이 단어는 문자 그대로 ‘인연을 맺는다’는 뜻인데,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자매결연’이라는 표현은 이미 굳어져 있다. 그 용례에서 보듯, 동맹이라는 경직되고 살벌하고 정치적인 용어와 달리 결연이라는 용어는 유연하고 평화롭고 정서적이다.

그래서 결연에는 형제(兄弟)가 아닌 자매(姉妹)가 쓰이는 것일까?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부터 중국 한자는 사람과 연관된 것에는 남성명사를 사용하고 사물과 연관된 것에는 여성명사를 사용하는 관습이 있는데 이것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 예를 들면 ‘자기나라’를 표현할 때 부국(父國)이라 하지 않고 모국(母國)이라 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설명으론, 영어에서는 어떤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에 sister라는 말을 많이 쓰며 자매도시라 할 때도 sister city라고 하는데 이를 그대로 옮겨져 그렇다고 한다.

아무튼 이런 자매결연을 맺는 행사가 60년대 초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전국 도시· 기업·대학과 농어촌간 대대적으로 펼쳐진 적이 있다. 당시 추진된 결연만 4,784개에 달한다. 이 결연은 서로 경제와 문화의 교류를 통해 상부상조하면서 모두가 잘 살자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던 것이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외국 자치단체들과의 결연이 봇물을 이루기 시작했다. 교류분야도 스포츠, 미술, 공연, 공무원 교환등의 행정, 무역 교류, 자연 재해시 구조까지 다양해 졌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240개 광역·기초단체가 세계 78개 국가와 1592건의 결연을 체결했고 경기도는 31개 지자체가 세계 39개국과 260건의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같은 민족인 북한과는 한 곳도 없다. 그런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원시를 비롯한 도내 자치단체가 북한 도시와의 자매결연 계획을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속담에 ‘자주 왕래하면 문턱은 닳아 없어진다’라고 했던가? 자매결연의 ‘물꼬’가 남북 평화의 ‘대로’가 되는 날도 머지않은 것 같아 반갑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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