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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나이는 ‘숫자’

노인정치(gerontocracy)가 새로운 용어는 아니다. 옛 소련은 1980년대 말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기 전까지 20여년 넘게 노인정치 시대를 이어갔다. 브레즈네프와 안드로포프 시절 권력 주위엔 70대 정치국원이 가득했다. 중국은 이런 면에서 최강이다. 지금까지 전직 국가 지도자들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로정치’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정치 전면에 나서는 노인들도 많다. 지난 2014년 88세에 튀니지 대통령에 당선된 ‘베지 카이드 에셉시’가 대표적이다. 5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그의 나이는 93세가 되니 나이는 숫자라는 것을 실감하기에 충분하다.

그뿐만 아니다. ‘시몬 페레스’는 84세였던 2007년에 이스라엘 대통령에 취임해 2014년 91세로 퇴임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1878-1965)은 81세에 총리에서 퇴임했다. 옛 서독 초대총리를 지낸 ‘콘라드 아데나워’는 87세인 1963년까지 일했다. 중국의 ‘덩샤오핑’ (1904-1997)은 국가주석에서 물러날 때 85세였다.

미국도 일찌감치 노인정치를 경험했다. 1984년 73세의 나이로 재선에 도전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에도 그는 고령 이었다는 공격을 받았지만 지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도 70대들이 최근 정치 전면에 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시기에 이르면서 노인 세대의 발언권이 커지는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 현상이 나타나면서 주목도 크게 받고 있다. 특히 1930년대 태생으로 60년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해 80을 앞둔 ‘신386’이 약진하고 있다며 화제다 그런 가운데 어제 93세의 마하티르 무함마드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 정치 전면에 나선다는 외신보도가 있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중 “나이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간이 흐르면서 먹는 물리적 나이, 다른 하나는 신체적 나이다. 신체적 나이가 물리적 나이와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하기야 나라와 민족을 잘 이끈다면 나이가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다만 노욕만 아니라면 말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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