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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길대선

소리없이 내리는 안개

언어가 흩어지던 날

가슴에 맴도는 꿈

길 위에 나뒹굴고

한줄기 햇살

떠돌던 안개

분말로 훝어지네

안개 아침

얼굴을 내밀면

내 마음 흔들어

의미도 사라지네

붉은 햇살

날마다

길 위에

꿈을 키우며

오고 가던 길

돌아보게 하네


 

시인을 거리에서 마주하다 보면 아득한 먼 이국 소년처럼 다가온다. 삶에서 슬픔이 있었을까, 시에는 깊은 우수가 젖어 있다. 그 언제가 필자는〈흔들려도 당신은 꽃〉이란 에세이를 펴냈다. 시인처럼 꼭 자신을 닮은 시심이 달려와 표제를 담았던 것이다. 우리는 늘 넘어지고,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 속에서 피어난다. 아무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넉넉한 듯 건강한 일들도 그렇고 서러운 가난이란 이름도 씁쓰레 함과 같은 여운들로 시인은 어떤 길에서 오늘도 서성이고 있을까, 시선은 과녁을 향하는데 자신이 세상 안에 서있는 어색함을 시인은 깊은 성찰로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이 거룩한 봄의 절정에서 봄빛은 세월 뒤로 슬프지 않게 아주 섭섭하지 않게 깊은 봄날의 애상으로 마음을 가볍게 돌려보자.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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