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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봄… 접경지 부동산 경매시장 ‘묻지마식 응찰’ 열풍

분묘 있는 연천군 임야 첫 경매서 감정가 124%에 낙찰
1차 유찰 잡종지 최종 매각가 최초 경매예정가 웃돌아
전문가들 “개발 어려운 땅까지 고가 매입 신중 기해야”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법원 경매시장에서도 고가로 낙찰되고 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일정까지 확정되는 분위기 속에 분묘나 활용도 떨어지는 땅까지 팔리는 형국이다.

13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일에 입찰한 연천군 왕징면의 한 임야는 첫 경매에서 감정가(7천868만5천원)의 124%(9천770만원)에 낙찰됐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임야로 여러 기(基)의 분묘가 있어 평소 같으면 수차례 유찰되고도 남을 만한 토지에 9명이 응찰하면서 유찰없이 한 번에 주인을 찾은 것이다.

또 지난 8일에 입찰한 연천군 왕징면의 민통선 일대 잡종지는 10명이 공동소유 형태로 감정가(3억1천830만7천700원)의 119%인 3억8천1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 물건은 앞서 지난달 초 1회 유찰돼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보다 30% 낮은 2억2천281만5천원에서 입찰이 진행됐는데 최종 낙찰가는 최저 매각가는 물론 감정가를 웃돌았다.

이 토지는 중요 군사시설의 최외곽 경계선으로부터 300m 이내 지역으로 주택이나 기타 구조물의 신축과 증축이 금지된 곳이다. 또 일부 맹지로 개발하기도 어렵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민통선 내 토지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는 잘 팔리지 않던 것들인데 최근 관계가 급호전되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추진되면서 개발이 어려운 땅까지 고가에 낙찰되고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과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세차익 또는 보상 등을 노린 투자 목적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시의 부동산도 낙찰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9일 입찰한 파주시 월롱면의 논도 감정가(1천759만3천원)의 105%인 1천845만2천500원에 주인을 찾았다.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파주시 와동동의 한 아파트는 앞서 1회 유찰돼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의 70%인 2억6천25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 8일 입찰이 진행됐는데 총 13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감정가의 99%인 3억4천710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이 일대 경매 물건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유망 물건의 입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파주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남북관계가 호전되고 있지만 변동성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며 “여유 자금으로 진행하는 묻어두기식 투자가 아닌 이상 개발이 어려운 땅까지 고가에 매입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철기자 jc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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